#시
고독한 벌집
김도영
다닥다닥 창문 넘어 악수라도 할 수 있는 벌집
바로 옆 붙어 있는 문
벌들 마주치면 서로 외면하고
오래 머문 공간인데 누군지 모르네
이웃사촌 사라진 단어
오가며 덕담 한마디면 마음도 풍성할 걸
눈길 마주치면 미소도 생길 걸
싸늘한 적막만 벌집을 맴돈다.
그런다고 더 좋은 것도 없는데
오손도손 떡 한 접시 오가면
사는 맛 날 텐데
소박한 골목길 정서 어디로 갔나
나누는 것 떡이 아니라 마음인데
이웃사촌 그 정 느끼고 산다면
도시의 콘크리트 따뜻해질 텐데
오늘도 벌집은 고독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