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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영 Jan 26. 2018

오늘하루

#내방가사

오늘하루


                                                      김도영

단한번만 주어지는 이십사시 시작하네
같은시각 출발하는 시침분침 벌어지고
등짝따신 이부자리 걷어차고 눈을뜨니
새벽녘의 달님별님 보따리를 챙겨들고
이제우리 퇴청하니 햇님하고 잘지내소
손흔들며 사라지니 찬바람이 인사하네

한쪽눈만 떳다감고 조금만더 조금만더
걷은이불 다시땡겨 베짱이의 근성부려
오분만더 하다보니 알람소리 요란하오
할수없이 일어나며 기지게를 켜고나니
햇살한번 직사포로 미처못뜬 눈을열고
에구머니 늦는다고 허둥지둥 대충대충

이른아침 새밥지어 먹고나가 돈벌라고
묵언속에 밀려나가 차문열고 시동거니
이놈봐라 주인따라 모르는채 잠만자네
한번켜고 두번켜도 삐지지직 뿌지지직
에구머니 난리났다 동장군이 점령했네

기습한파 얼어붙어 나의애마 얼었구나
긴급출동 호출하니 전화조차 받지않네
동태되는 몸뚱아리 호호불며 다시거니
아침부터 기다리는 이신세가 처량터라
겨우연결 긴급출동 한시간이 걸린다고
얼어붙은 애마안에 사람조차 동태되네

임을봐도 이리좋나 긴급출동 나타나니
어서오소 기다렸소 어서빨리 걸어주오
엄마젖에 젖물리듯 이놈에게 연결하고
이젠됐다 시동거나 그마저도 안된다네
기사양반 쌍젖물려 그제서야 시동걸려
부르릉이 반갑구나 한파한번 드세구나

출발에만 한시간을 빈손으로 보내고서
전장터로 가는길이 새롭게만 느껴지네
오늘먹이 얼마만큼 건져올려 잡아오나
머리속에 계획잡고 이것저것 생각하며
밤새도록 굳게닫힌 성벽문을 열어졎혀
주인왔다 불을켜고 디지탈성 켜고나니
밤새도록 쌓인스펨 하나하나 걸러내고
진짜손님 마중하며 불나게도 회신하고
오는전화 가는전화 정신없이 하다보니
배꼽시계 저만치서 빨리가자 재촉하니
수직으로 올라온길 절벽낙하 그대로네

지하층의 구내식당 버글바글 시끌벅적
사람냄새 점심냄새 이냄새가 사는냄새
입속에선 자동분쇄 두눈으론 핸드폰에
불이나게 비워놓은 식당쟁반 돌려주고
우편함에 찾아온이 있나없나 살펴보니
불청객들 한아름에 돈달라는 청구서만
두손달랑 집어들고 절벽으로 기어올라
남은시간 열일하니 사는재미 무엇인고

해도지쳐 보따리를 스리살짝 짊어지고
나는간다 잘쉬거라 윙크한번 보내놓고
달님하고 바톤터치 저들끼리 잘도논다
할일마쳐 퇴청하자 가는길이 바쁘구나
나오던길 다시밟고 오색등불 하나둘씩
한강변을 밝혀가며 석양노을 음미하니
서울야경 이것하난 어디가도 안빠지네

이리치고 저리치고 가는길도 경쟁인가
신호대기 그시간에 밴드글들 잠깐보니
일초시간 못기다려 성질급해 빵거리네
가다서다 답답하게 사는것도 그런건가
어느샌가 뻥뚫린길 이길처럼 살고싶네

출발했던 그자리에 나의애마 세워두고
몸껍데기 찌든때를 한꺼풀로 벗겨내니
오늘하루 뭐했는가 시간한번 빠르구나
이것저것 하다보니 이부자리 졸라대고
자기전에 밴드열어 이글보고 저글보다
흔적몇개 남기고선 하품한번 크게하니
에구자자 꿈나라로 우주여행 하자꾸나

내일이면 새로운해 또새롭게 떠오르니
오늘하루 무사하게 보살펴준 하늘에게
하직인사 올리고선 어느샌가 빠져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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