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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 Feb 01. 2019

책놀이 공간 따띠 #07

완공


오픈하우스 일정에 맞추어 공사가 마무리되었다.



현관을 지나 안으로 들어오면 제일 먼저 마주치는 것은 책들과 아이들의 그림, 그리고 바이다.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실로 구획하는 대신 열린 공간으로 계획하고, 대신 구석구석 각각의 역할을 부여하고 그에 걸맞은 이름을 붙여 주었다. 오른쪽은' 따띠 bar'와 '따띠 kitchen', 정면엔 아이들의 그림이 걸린 '따띠 gallary', 왼쪽의 무대 공간은 '따띠 stage', 프로그램실 안쪽의 다락 공간은 '따띠 agit' 하는 식이다.




저온 창고로 막혀있던 남측 벽에 새로 큰 창을 뚫어주어 햇살이 풍성하게 들어오게 하고, 창 앞으로 집 형태의 깊은 공간을 만들어 어린 시절의 로망처럼 창가에 기대앉아 책을 읽을 수 있게 했다.




그룹 활동을 할 수 있는 대형 테이블과 개인적인 수다를 떨 수 있는 소형 테이블을 조화롭게 배치하고, 아일랜드 형 바를 두어 바에서도 대화를 할 수 있게 구성해 주었다.




길 쪽으로 향한 기존의 커다란 창고 문은 폴딩 도어로 변경해, 날씨 좋은 날이면 활짝 열어젖쳐 바람이 오가게 하고, 따띠에서 행사가 있는 날엔 마을 주민들이 밖에서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덕분에 공간은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다.  




정면에 공연과 행사를 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무대 양쪽에도 작은 주머니 공간을 만들어 아이들이 공연 시 대기하거나, 숨어들 수 있게 했다. 주머니 공간 안에도 작은 서가를 놓아 아이들은 책과 함께 자신 만의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다.



공간 구석구석에 아이들에게 말을 거는 여러 문장들을 새겨 넣었다. 무심히 접하게 되는 이런 문장들이 자신들도 모르는 새 아이들의 마음에 들어와, 별처럼 반짝일 것이다.



아이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은 공간은 역시나 이 다락 공간이다. 1층엔 2,3명씩 짝을 지어 자기들만의 비밀 이야기를 속닥거리고, 2층은 여러 명이 모여 장난을 도모한다. 피곤한 날엔 쏙 들어가 잠을 청하기도 한다.




건물의 외관은 따뜻한 질감의 고벽돌로 단정하게 마무리를 했다. 지난 시간에 대한 기록과 존중의 의미로 원래 출입구였던 곳은 어두운 색 고벽돌을 쌓기 방식을 달리해 흔적을 남기고, 옥상과 연결된 우측의 우수 배관도 굳이 감추지 않고 디자인 요소로 드러내었다. 대신 공간의 마스코트인 기린 사인을 그 옆에 달아 마치 기린이 잎을 떼먹는 나무처럼 느껴지게 장난을 부려놓았다.



주변은 저녁이 되면 완전히 깜깜해진다. 어둠을 밝히는 것은 배움과 희망이다. 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책놀이공간 따띠'가 등대처럼 아이들의 앞길을 밝혀주길 바라며, 공간을 건넨다.



*photo by Yusub Song,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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