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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약사 Aug 08. 2016

음악에, 사랑을 놓다

《클래식 명곡을 낳은 사랑 이야기》 - 니시하라 미노루






예술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는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예술 그 자체 이상으로
예술가들의 인생도 예술적인 경우가 많으며
또한 예술 작품들도 그 인생을 통해서 나온 산물이기 때문이다.

- 박종호, 추천인의 말 中 -




어릴 적, 나는 클래식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바이올린의 끽끽 거리는 소리는 거슬리기만 했고, 유명한 작곡가의 유명한 협주곡이라는 곡들은 그게 그거 같았다. 그런 음악이 왜 좋은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어디서 클래식이 들려오기만 해도 '아, 난 안좋아해' 라고 단정짓고 귀를 닫거나 자리를 피해버리곤 했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쯤이었다. 영화나 소설 속 한 장면처럼 어떤 '우연한 계기'가 '운명처럼' 나를 뒤흔들어 놓았다, 라고 나도 기술하고 싶으나 그런 이야기는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것일 뿐. 나에게 그런 '특별한 계기'따윈 없었다. 그냥 욕심이었다. 뭔가 교양을 갖추고 싶다는, 교양 있어 보이고 싶다는 욕심.



그 알량한 욕심으로 나는 들리지도 않는 클래식을 억지로 들어보고자 하였고, 그렇게 듣게 된 첫 음악은 어릴 적 내 기억속의 선율과는 사뭇 달랐다. ─ 아 이게 음악이구나.




그렇게 즐겨 듣게 되었던 클래식 음악들. 하지만 처음 내가 가졌던 욕심처럼 '뭔가 교양있어 보이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작가 이름 외우기라든가, 어떤  시대 곡인지 외우기, 곡명 외우기 등등 학술적인 노력은 하지 않았다. 그냥 내가 좋아서, 내 귀가 즐거워서,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듣던 음악을 또 듣고 듣고, 그렇게 찾아 들었을 뿐이었고, 그러다가 좋아하는 곡도 생기고, 좋아하는 바이올리니스트도 생기기 시작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좋다. 니시하라 미노루의 이 책, 이 책은 우리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려면 이정도는 알아야지, 하면서 어깨에 힘주지 않는다. 그냥 이야기 해줄 뿐이다. 

'옛날에 이런 사람이 살았고 이런 사람들이 이런이런 사랑을 했대' 라고, 옆집 아저씨 아주머니 이야기처럼 정겹게 들려 줄 뿐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이런 곡을 지었대.'





그냥 가볍게 읽으면서 클래식과 가까워 질 수 있을 것 같은 책. 그냥 이 책을 읽고 나면 왠지 그 음악들을 다 들어보고 싶어 지게 만드는 책. 어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공부해야 할 무언가로 선입견 가질 것이 아니라, 그냥 똑똑똑 ─ 노크해서 들어가보면 되는 그런 음악의 세계.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세계가 아닌가 싶다.












"사랑하는 클라라,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당신을 사랑합니다.

싫증도 내지 않고, 아첨도 하지 않고,

사랑의 뜻을 가진 모든 수식어를 사용해

당신을 부럴보고 싶습니다."

- From. 브람스





"세상을 바라볼 때 부디 기억해주기 바라오.

어딘가에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 From. 베버





무제타와 둘만 있게 되었을 때 미미는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바다처럼 많아. 그런데 지금 나, 예뻐?"

그 질문에 무제타가 "새벽처럼 아름답다"라고 대답하자

미미가 "석양처럼 아름답겠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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