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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약사 Apr 26. 2017

사람의 마음을 갖는다는 것

ㅡ 소유와 포용에 관하여





세상엔 참 가지고 싶은 것이 많다.

SNS 유행하는 요즈음, 조금만 둘러봐도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쥐고 싶은 게 참 많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어떤 행위이든.



누군가 스페인으로 떠난 사진을 보면  나도 모르게 '아 ─ 가고 싶다' 고 생각하게 되고,

누군가의 허세스런 소지품 하나에도 왠지 모를 소유욕을 갖게 되는 게,

참 인간적이면서도, 참 부끄럽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소유한다는 건 무엇일까





'소유'한다는 게 뭐길래

우리는 이토록 소유의 집착 속에 구속당해야만 하는가.




그리고 그 수많은 소유의 대상 중에서

─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소유하고 싶은 것을 꼽자면,

나는 '사람' 이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의 마음'일 것이다.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걸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손을 잡고 있는데, 이 '잡는다'는 행위가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 ─ 라고.



어쩌면,

우리가 잡는 것은 모래사장의 모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분명 물질로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것을 꽉 움켜쥐려고 할 때

그것은 스르륵 빠져나가고 마는 것은 아닐까.




사람의 마음은 더욱더 형상이란게 없어서,

물처럼 스르륵 빠져나가고 마는 것은 아닐까.

헬렌 켈러가 처음 물을 느꼈을 때,

그것은 분명 현존하는 물질이었지만 잡히지 않는 무언가였다.

그러기에 그 '존재'를 이해하는데 자신만의 개념정립이 필요했을테지.




우리에게 '누군가의 마음'도

항상 분명히 존재함을 느끼지만 그것은 우리 손에 잡히는 것이 아니었다.

움켜쥐면 쥘 수록 손 안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
그것은 잡는 것이 아니라
담는 것이었다.






인간의 욕망에서 뿜어져나오는 힘으로 움켜쥐어 옭아매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거리와 보살핌으로 소복하게 담아내는 것.

우리의 마음은 그런 것이어야 했다.





우리 모두 가슴 한 가운데

백색 도자기 하나 오롯이 모셔놓고,

그 도자기 그릇에

나는 너의 마음을 담고,

너는 나의 마음을 담고,

그 옛날 물 한바가지 떠놓고 기도하던 것만 같이

누군가의 마음을 정갈하고 정성스레 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번씩,

도자기에 담아놓은 그 맑은 수면에

내 마음도 살짝 비춰보는 것일지도.







사람의 마음은
잡는 것이 아니라 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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