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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약사 Nov 22. 2017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곁에 두고 읽는 괴테》 ㅡ 사이토 다카시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어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작가, 혹은 <파우스트>의 작가.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괴테의 책을 곁에 두고 읽는 편은 아니다. 그것은 싫다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하는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의 감정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의 책은 언제나 그 첫장을 펼치기 전 숨고르기가 필요할 것만 같아서. 그렇다. 괴테 특유의 집요함과 치밀함, 때로는 잔혹할 정도로 냉정했다가 잔인해졌다가, 지나치게 현실적이고 이성적이다가, 다시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감상적인 심리 묘사. 그 와중에 한 치의 군더더기도 없는 완벽한 문체. ─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려면, 늘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자기 전 잠깐, 가벼운 기분에 책장을 뒤적일 수 있을만한 책들은 늘 아니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괴테의 소설을 분석하는 책이 아니다. 그런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책도 아니다. '괴테'라는 위대한 천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의 집합체 ─ 더 쉽게 말하자면 그냥 자기계발서의 일종일 뿐이다. 저자 사이토 다카시에 의해 한번 걸러진, 어떻게 보면 사이토 다카시가 감명받은 부분에 입각한 자기계발서일 것이다.





지금 무엇을 하는 어떤 사람이건
삶을 발전시키는 최고의 자산은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려는 향상심.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까지도 자기자신을 끊임없이 계발해 내갔던 괴테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분명 느끼는 바가 클 수 밖에 없다. 그는 천재였잖아?,라고 치부하기에는 그의 노력에 머리가 숙여질 수 밖에 없다. 그런 괴테를, 이 시대의 우리가 분명히 목도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의 그런 점일 것이다.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현재에 집중하는 삶. 그리고 그것의 '향상성'.




 잠시 반짝하는 노력이 아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도 아니고, 잠깐 공부해서 딸수 있는 자격증을 나열하는 개념도 아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노력'이란 것은 일종의 '스펙 쌓기'에 지나지 않지 않던가. 그런 유형의 자산에 속박되지 않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고 무형의 자산으로 자기자신을 풍요롭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괴테가 살아온 인생일 것이다. ─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닐때, 우리는 더욱더 타인들의 앞에 당당해질수 있고 더 빛이 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젊은 날의 실패를 노년까지 가져가서는 안 된다.
노년에는 노년의 실패가 따로 있는데,
젊은 날의 찌꺼기까지 합쳐버리면
인생의 짐이 너무  무겁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그런 달콤한 말로 독자를 현혹시키지 않는다. 젊을 때는 실패하는 것이라고, 두고두고 쓸 수있는 무형의 자산에 투자하는데 아끼지 말라고 하면서도, 결코 냉철한 현실인식이 뒤쳐지지 않는다. 지금 열심히 하면 장미빛 미래가 펼쳐져 있을 거라는, 현실감 제로의 입 발린 말따윈 하지 않는다. 분명히 미래에도 실패는 있겠지만, 지금의 실패를 털어내고 다시 일어나는 힘의 중요성 ─ 그 냉정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조언에 저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다.






p203.

나는 언제나 나만의 방식에 진지했었고, 끊임없이 나 자신을 개량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평생을 통해 착실한 진보를 이루어왔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아주 오래전에 말끔히 청산한 나의 결점을 비판하는데, 이는 한참을 앞서가는 내 뒤에서 허공을 향해 화살을 쏘는 형국이니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과거를 반성하되,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되 현실에만 즐기려 들지 않는 것. 미래에 투자하되 그 뜻에 흐트러짐이 없는 것. 어디서 누가 자신에 대해 뭐라고 하든, 그것이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다면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강인함.



 괴테가 평생을 들여 습득하고 실천하고자 했던 가르침을 조금이나마 엿보고 싶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 쉽게 쓰여있고 쉽게 읽혀지는 책이기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 하지만 결코 그 안의 괴테의 철학만큼은 쉽게 여겨서는 안될 책. ─ 이 시대에 좌충우돌 살아가는 우리같은 젊은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지침이 아닐까 싶다.










p39.

당신은 어떤 편인가.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미래를 향해 자신 있게 나아가는 사람인가, 아니면 일생 동안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여러 분야를 기웃대며 헤매는 사람인가. 타인에게서 스스로를 격리시키고 자신의 세계를 한정하는 사람에게 성공은 훨씬 가까이 있다. 두부밖에 못 만드는 두부가게 주인처럼, 한 가지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고 온 힘을 바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p54.

우리는 너무 의미가 큰 것들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생활 속의 작고 단순한 것들을 외면하고 살아간다. 진짜 행복은 나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만들어나가느냐에 달려 있고, 그런 과정에 작고 단순한 것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p98.

젊은 시절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평생을 다해도 쓸 수 없는 자산을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것이다.



p108.

많이 넘어져본 사람만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



p120.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일은, 그를 통해 마음속 깊이 자극을 받아 앞으로 그 어떤 괴팍한 사람과 마주치더라도 꿈쩍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정신을 선물 받는 것이니 아주 중요하다.



p130.

독서의 진정한 목적은 책을 읽는 동안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p134.

어떤 사람의 어떤 결점은 때로는 그의 삶에 유용할 때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랜 벗이 자신의 습관을 버렸다고 말하면 별로 반갑지 않다. 그 사람 나름의 특별한 가치를 저버렸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p163.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자신이 가진 것으로 계속 이길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p180.

나는 현재 내가 존재하고 있는 이 시간에 모든 것을 건다. 그리고 그 순간을 한 치의 과장도 없이 최고의 시간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p205.

사랑도 하나의 작품이다. 이미 막을 내렸다면 무관심해져야 한다. 새로운 작품인 새로운 사랑에 철저히 계획을 세우면 과거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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