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아재는 이 3개를 동시에 운용하기가 참 힘들다.
*들어가기 전에 알림의 말씀.
브런치의 글은 블로그나 유튜브와는 달리, 제 속 감정을 충실히 표현하는 방식(에세이 또는 일기)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경어체가 아닌, 자신과의 대화의 느낌으로 독백체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네, 브런치 플랫폼 성격이 이런 경향이 강하기도 합니다.) 하여, 이에 대하여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나의 고민의 고백....
나는 볼보와 인연을 맺게 되면서, 상당히 가치 있는 경험을 했고, 이것은 잃어버렸던 나의 마음 한구석 열정을 환생시켰다. 그래서 블로그에 볼보와 함께하는 모든 경험을 기록하는 블로그를 작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했었다. 블로그를 하다 보니, 블로그의 특성상 나를 위한 기록도 있지만, 나의 포스팅을 통해 정보를 얻는 독자들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고, 글의 스타일 또한 나의 감정과 정보가 혼합된 형태의 글이 되었다.(그래서 무지막지하게 길어지는 이유도 있었을까...) 브런치 작가 승인 소감에서도 말했지만, 브런치에 이러한 나의 볼보 경험의 내 감정에 충실한 글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브런치는 쓰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세계가 아니었다. 블로그를 하게 되면서 브런치에 대한 갈망은 항상 가지고 있었고, 블로그에 썼던 볼보의 계약부터 출고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인연 편'으로 브런치 작가로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거의 동시에 볼타재의 볼보여정기 유튜브 채널도 시작하였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의 나의 콘텐츠가 내 경험의 소중한 기록의 가치가 있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과 정보를 줄 수 있다는 것, 재미있다는 것 그리고 나의 생산적인 활동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내보겠다는 목표가 나를 많이 변하게 만들었고 이에 대한 추진 과정이었다.
문제는 다중의 콘텐츠 채널을 운용하게 되면서 이에 대한 집중이 분산된다는 것이었다. 흔한, #기혼의, #아이 둘 있는 #직장인 아재로서 채널 운영 계획은 가지고 있지만, 블로그와 유튜브만 운영하는 것도 만만치 않는 현실이었다. 무엇을 하나 잃어야만 멀티채널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일까? 가장 좋은 방법은 나의 건강을 파는 것이다. 잠을 무지 막지하게 줄여서 멀티 콘텐츠를 운영하는 것... 그렇다면 조금이나마 운영할 수 있겠지. 하지만, 내가 이러려고 이런 콘텐츠 활동을 하는 것인가 자괴감이 들 것 같았다.
자, 이것은 나의 환경이고.. 다시 '브런치' 채널에 대하여 고민을 풀어봐야겠다. 브런치에도 콘텐츠를 올리고 싶은데, 올리지 못하는 이유... 아, 물론 흔한 기혼의 직장인 아재라는 것 포함 발목을 잡는 '브런치만의 이유'가 있다.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
그렇다. 이것이 문제다! 이 브런치라는 플랫폼의 훌륭한 아이덴티티가 콘텐츠를 올리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네이버 블로그는 편하게 쓰는 편이다. 나의 경험에 따른 정보를 본능에 따라 생각의 흐름에 따라 확그냥 막그냥 풀어낸다. 하지만, 브런치는 내가 그렇게 운영하고 싶지 않았다. 브런치는 뭐랄까, '나의 볼보 여정 에세이'로서 뭔가 작품처럼 쓰고 싶었다... 요전의 글은 네이버 블로그의 글을 브런치에 옮기면서 어투를 바꾸고 내용을 살짝만 편집한 버전을 브런치로 올렸다. 사실상 네이버 블로그나 브런치나 내용의 차이가 없었다. 이렇게 쓰는 것이 옳은 것일까?라는 나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와는 뭔가 다른 가치를 가지는 볼보 여정의 콘텐츠를 쓰고 싶은데... 문제는 블로그에 쓴 동일 소재를 브런치로 버전으로 스페셜 에디션 하려면 이 또한 많은 양의 에너지와 시간을 소모하는 일이라는 것이 나 스스로 느껴졌다.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쓰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서사의 구조로 글을 쓰려니 이미 블로그와의 최신 시기의 포스팅과도 거리가 멀어졌다. 그러다 보니 진도가 너무 차이 나서 더욱 브런치에 글을 쓰기가 어려워졌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하나 그냥 블로그를 브런치에 옮기는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인가...
브런치의 어느 작가가 말했다. 블로그는 제3자를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고, 브런치는 나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라는 것! 그 말이 정말 공감이 되었다. 그것이 작품이 되는 것이다. 블로그 포스팅은 보통 작품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브런치의 수많은 글은 작품 같은 글이 많다.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보면 블로그와는 결이 다른 정말 자신에 집중하는 에세이 같은 작품들이 즐비하다. (물론 일기 스타일도 있고, 블로그 스타일 브런치 글도 많긴 하지만, 이 또한 블로그와는 느낌이 다르다... 느낌이..) 같은 소재를 오로지 나 자신의 감성에 충실하는 글이다. 어느 하나도 콘텐츠 채널을 포기하고 싶지가 않다. 그래서 고민이다. 볼보 여정기 브런치 채널에 대한 정체성을 어떻게 잡고 콘텐츠를 차별화해야 할지를 말이다.
며칠이 흐른 후 저장된 이 글을 다시 읽고 이어서 글을 쓰며... 일단 뭐라도 써야겠다 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블로그, 브런치 그런 거 상관하지 않고 말이다. 블로그에 썼던 글을 그대로 복붙 해서 편집할 것은 하고 안 할 것은 안 하고... 그냥 '생각 없이' 되는대로 브런치에 글을 '싸버릴까'라는 생각도 말이다. 브런치에 콘텐츠를 개제하지 않는 것도 나름의 중요한 문제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에 관계없이 되는대로 뒤죽박죽 어체도 일관성 없이 그냥 일단 써보는 것이 어떨까도 생각한다. 둘 중에 하나겠지. 이러면서 정체성이 정리되거나 혼돈의 도가니가 되거나...
브런치에서도 자꾸만 글 쓰라고 독려(라고 하는데, 나는 왜 독촉장같이 느껴질까..ㅎㅎ나 자신에게로의 독촉이겠지...ㅎㅎ)한다. (아 그렇다고, 브런치를 미워하는 건 아닙니다.)
나 자신의 '문무유기(文務遺棄)'에도 가책을 느끼기도 하지만... '기다리고 있는 독자분들께 새 글의 알림을 보내주는 것... 이것이 참 마음에 걸렸다. 유튜브를 하면서 내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가 엄청나게 힘든 것임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중이다. 혼자 외치는 콘텐츠가 될 수도 있지만, 보는 분들이 계시고, 응원하고 소통을 하게 되면 더욱 신나는 것이 콘텐츠 활동이다.(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니까) 나의 콘텐츠에 대한 그 마음의 움직임이 '구독'의 버튼이다. 사실 구독 클릭은 노동력이 거의 안 드는 인터렉션이지만, '마음의 인터렉션'이 되지 않는 한 절대 활성화되지 않는 인터페이스다. 그렇기에 이런 나의 브런치를 구독해주시는 분들은 마음을 움직여주신 분들이다. 그 소중한 마음에 보답을 못한다는 것은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일단은 되는대로 브런치 글을 써보자는 것으로 결론을 지으려 한다. '글이 안 올라오는 브런치가 최악'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것은 일종의 까임 방지권 시전이다. 작품처럼 다듬지도 못할 수 있고, 글과 글의 시기가 뒤엉켜 사사의 구조가 안될 수도 있다. 블로그의 글이 그대로 복붙 될 수도 있다. 어떤 글은 경어체, 어떤 글은 독백체가 될 수도 있다.
서랍글로서 나의 고민을 며칠을 걸쳐 쓰면서 이걸 발행할까 말까 이것 또한 고민이되었다. 그래도 이렇게 '싸질러' 놓으니 마음이 좀 편하긴 하다. 서랍 글이 발행 글로 되는 시점에서 나의 마음 가는 대로 브런치 글을 쓸 수 있을 테니까....(그래 이런게 브런치일지도... 정말 나에게 쓰는 글이니까..) 새벽 3시에 깨서 블로그 쓰고, 유튜브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브런치가 계속 마음에 걸려 생각과 고민에 지금까지 글을 쓴 아침 6시 말경의 두서없는 확그냥 막그냥 선언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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