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C40을 계약 후 저와 아내는 설레는 마음으로 귀가 하였습니다. 계약한 차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이미 차를 산 느낌이었습니다. (이봐요들... 출고 받으려면 아주아주 한참 남았거든요!) 며칠후 딜러님께 시승예약을 신청하였습니다. 딜러님은 '네, 당연히 시승해 보셔야죠!' 하면서 시승 일정을 잡았습니다. 저는 시승일정을 잡으면서 딜러님께 돌이키지 못할 한마디를 하게 됩니다.
"XC60도 시승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이 앞으로 우리의 여정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말인지 당시에는 몰랐었죠. 당시에는 세단의 S시리즈, 웨건의 V시리즈는 눈에 안보였고, SUV인 XC시리즈만 보였는데, XC40을 보면서, XC60도, XC90도 힐끔 보기는 했었습니다. 하지만, XC60은 예산이 '오바'였고, XC90은 '크기도 오바,육바,칠바' 였습니다. 그래도 시승인데, 한번 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고 XC60도 말을 꺼낸 것이었죠. 시승날이 다가왔고, 이번에는 계약날과 달리 애들도 같이 데려왔습니다. 계약시에는 차량과 상담에 집중하기 위해 애들은 두고 나왔었거든요. 이번에는 우리 가족 모두가 시승을 하면서 여러 측면에서 감을 느끼기 위해서 총출동 한것이죠.
딜러님는 지금 돌이켜 보면... '다 계획이 있구나!'였습니다. 주 시승 차량은 XC40이었지만, 딜러님은XC60을 먼저 시승을 권하시며, 다른 디젤 차량이 시승이 나가 있어서, T8 인스크립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만 시승이 가능하다했습니다. 어차피실내는 거의 동일하고 크기감을 보는데는 크게 문제 없을 거라고 했죠.(이런 악마!)아주 전략적인 가이드였음을 돌이켜보니 그렇습니다.
XC60에 아내는 아이들과 2열에 앉았고, 딜러님은 보조석에 앉았습니다. XC60 T8 인스크립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시작부터 훅들어와서저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16년 동안 구형 세단만 몰던 '촌놈'은 완전 신세계였습니다. '아니.... 이거 시동을 건거야? 왜이리 조용해?' 정숙성이 일단 '너는 이미 뽕가있다!' 였습니다. 딜러님이 '고객님 출발하시지요' 말을 하고 악셀을 조심스럽게 밟는 순간... '와... 이건 뭐지... 왜이리 부드럽게 조용히 굴러가?'뒤에 앉은 아내도 조용하다며 탄성을 질렀습니다. 신호대기 후 전용도로에서 시속 100까지 잠깐 가속을 해봤는데... 그 느낌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조용하면서도 부드러우면서도 힘있게 가속하는 그 느낌!
그거슨 마약이었습니다.
B&W를 듣는 순간... 막귀도 고급이 되어버립니다. 다행이야 난 못들어서..(출처:https://www.volvocars.com/)
거기에 딜러님은 필살기를 시전하는데... B&W스피커의 초고급 사운드를 느끼게 해주는 음악을 재생 하며 스피커가 얼마나 많이 탑재되어있는지 설명을 했습니다. 저는 당시 시승차니까 조심하느라 온 정신을 운전에 신경쓰느라 'B&W를 들었는데요... 못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그 B&W를 들었습니다. 아내는 소리가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도 이게 얼마나 좋은지는 비교 대상이 없어 못느꼈죠. (그러나 XC40을 타면서 체감하게 됩니다) 전시장으로 복귀하면서 저는 XC60의 가격을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딜러님은 속으로'계획대로!ㅎㅎ' 라고 쾌재를 불렀겠죠. 그리고 디젤 모델은 단종되며 개솔린 모델로만 출시되고 일정은 9,10월로 예정되어있고, 디젤 XC60 대기 고객들도 개솔린으로 전환되어 많이들 대기하고 계시다고 이것 또한 출시후 6개월~1년정도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차에서 이미 '반정도는 계약이 된 상태'로 전시장에 도착했습니다.
다음은 XC40의 시승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아내와 애들은 2열에 딜러님은 보조석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시동을 거는 순간... 속으로 '음!?... 음....음.... 음..... 왠지... 왠지한걸...'XC6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인지... XC40은 왠지 시동소음도 크고, 진동도 더한거 같았습니다. 절대적으로 보면 조용한 것이었지만 이 상대적인 느낌의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죠. 역시 동일한 코스로 시승을 하면서 가속도 해봤습니다. XC60 T8 하이브리드 만큼의 느낌이 안나오는게 당연한것이었죠. HUD도 없는 것은 큰 상관은 없었지만, 여러모로 체감차가 나는 그런 XC40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음악을 들으며 갔는데, XC40은 하만카돈 스피커였죠. 아내가 이런말을 합니다. 'XC40은 스피커가 몇개에요?'그 말인 즉슨... XC60의 음향과 확연한 체감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물어본것이었죠. 막귀인 아내도 이런 체감차를 느낄 정도면.... 'B&W.. 너란 녀석! 정말 볼보의 매출 향상에 한 몫하는 아이구나!'사운드 때문에 볼보를 선택한다는 풍문이 거짓이 아닌 것은 분명한거 같습니다. '미안하다 하만카돈아!' 하만카돈도 사운드 하면 내로라 하는 브랜드인데 말이죠. 뛰는 하만카돈에 나는 B&W인것이죠.
전시장에 복귀한 후 저와 아내는 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XC40을 사야하는데... 왜 자꾸 XC60이 생각나는 걸까요.전시장에 와서 전시된 XC60을 다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애들도 좋은건 아나 봅니다. 어린 아들 녀석이 '아빠 엑쓰씨유꽁이 더 좋은데, 이걸로 사자!' 라고 해맑게 말합니다. 그리고 딜러님이 설명하면서 2열을 접을 때 애들이 '우와!!! 이거 엄청 좋다, 아빠 나 여기 올라가보고 싶어요' 하면서 올라가서 엄청 신기해하고 좋아했습니다. '이 녀석들... 차박도 모르는 녀석들이 이미 빅픽쳐를 그리고 있어...' 제가 선택에 고민스러운 뉘앙스를 내비치자 딜러님은 여유가 있으면서, 자신감 있으면서, 정중한 어투로 말씀 하셨습니다. 'XC40도 좋고, XC60도 좋습니다. 어떤 것으로 결정을 하시던 고객님의 마음이시며,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 고민 많이 해보시고 언제든 연락주십시오' 하지만 이미 딜러님의 전략은 성공적이었습니다. 고민후에 연락을 주겠다고 하며, 전시장을 나왔습니다.
전시장을 나온 후 바로 귀가 하지는 않고, 오후에는 공원에 가서 애들을 풀어놓으며 저와 아내는 산책로를 걸으며 시승에 대해서 얘기 했습니다. 아내도 많이 고민 되는 듯 했습니다. 일단 예산 문제는 쉽게 상향조정이 되었습니다. 사실 여유자금이 더 있긴 했었지요. 아내의 고민은 이랬습니다. XC60이 40보다 커서 운전에 부담된다는 것인데, 40을 사면 나중에 더 큰차를 살걸 하며 후회가 될것 같다고 했습니다. 시승할때 뒷좌석도 60과 40은 확연하게 차이가 느껴졌다고 합니다. 애들도 클텐데 그리고 오래 탈 우리 가족의 차인데, 한번 살때 제대로 사는 것이 좋을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커서 운전이 걱정이다라는 것이었죠. 저도 얘기 했습니다. '나야 명절이나 주말에만 운전하고 평일에 당신이 운전을 많이 할 텐데, 당신 결정에 맡기겠다' 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얘기한것 처럼 XC40을 사면 정말 후회할 것 같다'라고 하며 '시간차 여운 공격'을 했습니다. 아내도 답은 이미 80%기울었던 것 같습니다. (이휘재의) '그래! 결정했어!' 빠밤빠빠밤빠빠빰빠밤빠바빠~ 'XC60으로 가즈아!'
일단 XC60이면 됨! T5로도 충분하다!-라고 생각했었지. (출처:https://www.volvocars.com/)
그러나 'XC60 T8 인스크립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는 확실히 예산이 버거운 수준이었습니다.그래서 'XC60 T5 인스크립션(개솔린)'으로 크기를 키우는 것에 절충을 하게 됩니다. 물론 XC60 T5로 하게 되면,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감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지요. XC40의 느낌의 범위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상대적인 느낌이었지, XC40도 조용하기는 했으니까요. (하지만... 당시 XC6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주행 경험은 미래에 복선으로 터지게 될 줄은 저와 아내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딜러님께 다음날 바로 연락을 했습니다. XC60도 계약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사람일은 혹시 모르니 XC40도 계약을 유지하기는 했습니다. XC60 T5 인스크립션으로 비대면 원격 계약을 완료하였습니다. 자 이렇게 계약을 완료하고 차를 결정하고 나니 마음이 편했습니다. 하지만... '미친 대기기간의 부정적인 경험'은 아내로 하여금 '딴 생각'을 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다음 볼보여정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