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S60가 속한 D세그먼트 세단 시승기는 댓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볼보 S60랑 BMW 320i 제로백, 누가 더 빠른가요?”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보다 오디오 음질 좋은가요?” “아우디 A4랑 고민 중입니다. 3인 가족인데 2열 공간 괜찮은가요?”처럼 경쟁자를 콕 찍어 묻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하면 시장에서 부딪히는 차가 확실해 요모조모 따지며 견주다가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영역이 있겠느냐마는, 세단을 고민하다가 SUV로 가거나 더 큰 세단으로 가는, 아예 다른 영역으로 가는 경우는 적다는 말이다. 그런 까닭에 D세그먼트 세단은 한 끗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전통의 강자가 즐비한 세그먼트에서 볼보 S60을 선택하는 소비자를 분석해보면 시장에서 볼보의 위치가 어떤지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다. 먼저 유려한 안팎 디자인은 S60의 강점이다. 현행 볼보차들의 스타일링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호평 일색일 만큼 긍정적이다. 또 북유럽 감성 물씬 나는 인테리어 분위기 역시 경쟁차들은 따라오지 못하는 큰 강점이다.
S60를 시승해본 소비자들의 일관된 반응 중 하나는 달리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마일드 하리브리드 방식이 더해진 250마력짜리 직렬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은 호쾌한 가속과 더불어 부드러운 주행 질감도 갖고 있어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에게 만족스럽다. 이 두 가지만 보더라도 S60는 좋은 자동차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필수 요소는 갖춘 셈이다.
하지만 독일 프리미엄 3사의 경쟁차도 운동성능과 디자인은 무르익었다. ‘고인 물’사이에서 선택 받으려면 뭔가 더 뛰어난 게 있어야 한다. 물론 S60에는 절대적인 경쟁우위에 있는 무기들이 꽤 있다. 바워스&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을 비롯해 4존 에어컨, 앞좌석 통풍마사지시트, 풀 LED 헤드램프는 타 브랜드에선 위 세그먼트 모델조차 갖고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23년식 S60는 여기에 결정적인 한 방을 더한다. 바로 볼보 자동차가 한국시장을 위해 300억을 투자해 개발한 디지털 서비스 패키지다. 이미 출시한 S90, XC60, V90 CC에만 적용했던 기술이 이제 S60을 비롯한 모든 라인업에 확대 적용된다.
탑승자가 운전대 버튼을 누를 것도 없이 차 내부에서 아리아나 팅커벨이라고 부르기만 하면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은 물론이고 전화를 걸거나 문자도 보낼 수 있다. 또 운전자의 취향에 맞는 음악이나 팟캐스트, 라디오도 추천해 준다. 그뿐만 아니라 날씨, 뉴스, 증권정보도 검색할 수 있다.
디지털 서비스 패키지는 단순한 정보 검색 외에 차의 실내 온도, 열선 및 마사지 시트, 이오나이저처럼 직접적인 기능 제어도 할 수 있어 운전자가 도로에서 눈을 떼지 않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 게다가 누구(NUGU) 스마트홈 컨트롤을 이용해 집의 조명, 에어컨, 로봇청소기까지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경쟁브랜드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는 점이다.
여기에 사고 때문인 긴급 의료 지원이나 배터리 방전, 타이어 펑크와 같은 긴급 출동 서비스가 필요할 경우, 룸미러 뭉치에 있는 SOS 또는 ON CALL 버튼 하나로 24시간 컨시어지 서비스를 지원하는 볼보 온콜(Volvo on Call)도 추가된다. 또 차량 개폐 및 실내 냉난방 설정 등을 원격에서 제어할 수 있는 디지털 키, 볼보카스앱(Volvo Cars app)도 이용할 수 있다. 이 모든 서비스를 비용 걱정 없이 누릴 수 있도록 LTE서비스는 5년간 무상 제공된다. 또 귀를 즐겁게 해줄 FLO 서비스도 1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 유튜브에서 시작한 구독 열풍이 자동차 업계까지 화두다. 급기야 옵션도 구독해서 쓴다는 옵션 구독형 서비스 때문에 말들이 많다. 그런 와중에 볼보는 차량 내 무선 통신 모듈로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새로운 기능과 성능 개선을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는 ‘OTA(Over-the-air)’ 업데이트를 15년간 무상 지원한다. 이를 통해 출고 이후에도 스마트폰처럼 클릭 한번 만으로 최신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니 정말 구독, 좋아요 할 수밖에.
이재림(스튜디오 카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