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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현실로 소환한 볼보 콘셉트 리차지

by 볼보자동차코리아
사진자료_볼보 콘셉트 리차지(Volvo Ceoncept Recharge) (1).jpg

지난 칼럼에서 볼보자동차의 미래를 기대한다고 했다. 테크 모멘트에서 보여준 미래상이 확고해서. 미래는 볼보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감상은 테크 모멘트에서 보여준 내용 때문만은 아니었다. 내용을 압축한 상징적 대상이 있었다. 테크 모멘트 마지막에 공개한 볼보의 새로운 콘셉트카가 결정적이었다. 이름도 볼보 콘셉트 리차지. 볼보는 전기차에 리차지를 붙이니 말 그대로 전기차 콘셉트카다.

그냥 하나의 모델로만 보이지 않는다. 테크 모멘트에서 발표한 미래로 나아가는 볼보의 방향성을 담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완전히 새롭게 빚은 전기차. 각 미래 분야를 얘기한 이후에 공개한 이유가 있었다. 각 분야의 기술이 오롯이 담겼다. 역시 백 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효과적이다.

사진자료_볼보자동차, 프리미엄 순수 전기 자동차 회사로서의 전환을 위한 미래기술 로드맵 발표 (2).jpg

콘셉트 리차지를 말하기에 앞서 영상 연출이 흥미로웠다. 즉, 화술 얘기다. 콘셉트카를 보여주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미래지향적 멋진 영상으로 압도할 수도, 그냥 차의 안팎을 세련되게 공개할 수도 있다. 볼보는 재밌으면서 간결한 방식을 택했다. 콘셉트카를 프라모델처럼 조립하는 방식으로 시선을 끌었다. 테크 모멘트 중간중간에도 밝고 깔끔한 하얀색 3D 렌더링 영상을 삽입했다. 그냥 이미지 영상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콘셉트 리차지를 위한 영상이었다. 프라모델을 조립하기 전 각 조각 형태를 연결한 사각형 틀에서 하나씩 부품을 떼어내 조립하면서 콘셉트 리차지를 선보였다. 그 사이 테크 모멘트에서 다룬 각 분야를 적용한 모습도 보여줬다. 그러니까 콘셉트 리차지는 테크 모멘트의 복습이자 응용 편이랄까.


프라모델 형태는 알기 쉽다. 각 부분을 보여주는 데도 효과적이다. 게다가 하얀색 3D 렌더링 형태는 간결하고 차분하다. 기대하는 콘셉트카인데도 깔끔한 인상으로 흥분을 누르고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볼보의 브랜드 질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래를 선포하는 데도, 콘셉트카를 보여주는 데도 볼보다움을 잃지 않는다. 전체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셈이다. 이런 요소들이 쌓여 브랜드 질감을 드러낸다. 브랜드의 고유한 감각을 돋보이게 한다. 단지 자동차 모델 하나로만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다. 콘셉트카를 공개하는 영상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진자료_볼보 콘셉트 리차지(Volvo Ceoncept Recharge) (2).jpg

콘셉트 리차지에서 가장 인상적 부분은 공간이다. 개폐식 헤드라이트도, 정교한 라이다 센서도 있지만, 결국 공간이다. 볼보가 긴 세월 동안 집중한 건 자동차라는 공간이니까. 안전을 향한 신념도 결국 공간의 질에 해당하는 요소다. 특히 최근 볼보는 예전보다 더욱 공간을 내세운다. 시트 형태, 가죽의 색, 나무 무늬, 무광 크롬 장식 모두 공간을 관통하는 하나의 질감으로서 기능한다. 북유럽 태생 다운 디자인 솜씨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콘셉트 리차지의 공간은 한층 더 북유럽 거실을 지향한다. 설명하는 중간에도 거실이란 단어를 쓸 정도로 분명하다. 자율 주행 시대에는 공간의 비중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콘셉트 리차지는 그 지점까지 고려해 구성했다. 어쩌면 앞으로 브랜드의 특징은 공간 구성에서 갈릴지 모른다. 다른 곳보다 공간이 특징을 부여하기에 적합하니까. 콘셉트 리차지의 공간은 낮고 넓다. 테크 모멘트에서 설명한 배터리 팩 덕분이다. 내연기관과 비교해 얼마나 공간이 넓어지는지 3D 그래픽으로도 보여줘 바로 체감할 수 있었다. 프라모델 방식의 3D 그래픽을 택한 장점이다. 평평하게 확장한 공간에 앞뒤로 같은 시트를 배치해 간결하게 구성했다. 디지털 계기반과 15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한없이 간결한 공간을 조성한다.

사진자료_볼보 콘셉트 리차지(Volvo Ceoncept Recharge) 인테리어 (1).jpg

이런 구성이 전에 없이 특별한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볼보의 미감으로 통일한 디자인은 특별할 수 있다.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디자인 감성 차이다. 게다가 중앙 터치 디스플레이의 운영체제 또한 볼보가 주체가 되어 만든다. 역시 테크 모멘트에서 다룬 분야 중 하나다. 통일성을 위해 볼보 차량에 걸맞은 운영체제를 만든다는 뜻이다. 앞으로 미래 자동차는 운영체제가 많은 일을 할 수밖에 없다. 운영체제는 전체 실내 질감이 달라질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브랜드의 감각을 일관되게 녹여내는 일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콘셉트 리차지는 실내 질감과 형태, 그곳에서 사용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볼보의 미감으로 구현한다. 설득력을 얻은 볼보의 솜씨라면 장점이 배가한다. 콘셉트 리차지는 그 수준을 가늠하게 한다.

사진자료_볼보자동차 최고 경영자(Chief Executive), 하칸 사무엘손(Håkan Samuelsson)과 볼보 콘셉트 리차지(Volvo Ceoncept Recharge).jpg

그런 점에서 콘셉트 리차지는 테크 모멘트의 비전을 종합한다. 하나의 커다란 그릇이 되어 테크 모멘트에서 공개한 기술을 담는다. 각 기술은 자동차라는 그릇 속에서 보기 좋게 담겨야 한다. 효율적으로, 혹은 편리하게, 때로 디자인의 성취도 담아야 한다. 각 기술이 보석이라면 이를 종합한 자동차는 보석을 잘 세공 해 만든 공예품이랄까.


콘셉트 리차지는 미래를 바라보는 볼보의 현재 성취를 확인할 수 있다. 콘셉트 리차지를 기점으로 빠르게 미래로 도약할 모델. 그전에 공개한 전기차보다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다르다. 볼보가 총력을 기울일 거라는 뜻도 된다. 보통 콘셉트카는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개념 측면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반면 콘셉트 리차지는 미래를 현실로 불러들인다. 콘셉트 리차지의 이모저모에는 볼보의 미래가 담겼다. 곧 손에 잡힐 듯한 미래라서 더 흥미롭다.


글 김종훈(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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