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이 물에 잠기고 뜨겁게 끓고 있습니다. 중국과 독일, 벨기에 등에서는 대홍수로 수십 명이 사망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에는 초대형 산불이 번졌습니다. 브라질에는 극심한 가뭄도 모자라 20여 년 만에 최악의 서리까지 내렸습니다. 지구가 몸살을 앓으면서 전 세계에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걱정스럽게 바라만 보기에는 이미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내일 당장 어떤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오늘. 지속가능성이 중요해진 이유입니다.
볼보자동차 역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죠. 단순히 전동화를 통해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인다는 목표를 뛰어넘어 자동차 생산부터 공급, 폐차 등 모든 과정 전반에 걸친 탄소배출 감축 조치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국내에서는 순수 디젤, 가솔린 엔진 판매를 중단하고 모두 B엔진인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및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로 라인업을 정비했습니다.
이 모델 가운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XC60 T8’을 타고 강원도 고성의 바다로 향했습니다. 고성으로 향한 이유는 사실 단순합니다. 고성은 최근 볼보자동차가 PPL을 하고 있는 JTBC의 예능 프로그램 ‘바라던 바다’의 촬영지입니다. ‘바라던 바다’는 바다를 중심으로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 지속 가능한 라이브 바를 만들고 출연진과 손님들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의 프로그램인데요. 바닷가 지킴이를 자처해 바닷속 청소를 하기도 하고요. 플로깅이나 플라스틱 프리, 친환경 에너지나 친환경 이동 수단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 기획 의도를 들여다보면요. 어딘가 요즘 볼보자동차가 하려는 이야기와 닮았습니다. 볼보자동차의 최근 TV 광고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영상에서 볼보자동차는 극한의 안전 테스트 장면을 연이어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차를 수직으로 떨어뜨리는 안전 테스트 현장 뒤편에 빙하가 녹아 부서져 내리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사람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 더 이상 도로 위 문제만이 아니라는 얘기와 동시에, 친환경 역시 안전이라는 커다란 가치 안에 속한다는 볼보자동차의 인식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이야기들을 정리하니 이날 시승의 콘셉트는 저절로 정해졌습니다. 친환경 또는 지속가능성. 차에 타기 전 텀블러와 고성 해변의 쓰레기를 주워 담을 에코백 등을 챙겼습니다. 하루라도 친환경을 실천해보자는 의미에서요. 서울에서 XC60 T8을 타고 3시간가량 달려 고성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고성은 강원도 속초나 양양에 비해 사람들이 잘 찾지 않던 곳이지만 서쪽으로 백두대간, 북쪽으로 DMZ 너머 금강산이 펼쳐져 있는, 산과 계곡과 바다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곳입니다. 특히 청정 지역으로 소문나면서 이곳을 찾는 이들은 점점 늘었습니다.
7번 국도를 따라 운전하다 보니 바라던 바다의 촬영지 공현진 1리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마을로 들어서는 도로변에 드문드문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는 깨끗하고 한적한 느낌의 어촌 마을입니다. 마을에서 몇 걸음만 옮기면 소나무 숲 사이로 푸른 바다가 펼쳐집니다. 깔끔한 해안선을 따라 백사장이 길게 펼쳐져 있습니다. 바다로 가까이 다가가면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맑습니다. 시선을 옮겨 수평선에 닿을수록 진하게 물든 푸른 바다를 보고 있자니 이보다 한가롭고 평화로운 해변이 있을까 싶습니다.
잠시 바다 감상을 멈추고 해변을 따라 플로깅을 시작했습니다. ‘플로깅’은 스웨덴어 ‘이삭을 줍다(Plocka Upp, 플로카 업)’와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원래 스웨덴에서 시작된 친환경 러닝 트렌드인데요. 평소보다 조금 천천히 뛰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볼보자동차가 2019년 시작해서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챙겨 온 에코백을 어깨에 둘러매고 해변에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인적이 드물었는데도 불구하고 해변에는 담배꽁초, 페트병, 노끈 등 쓰레기가 꽤 많았습니다. 플로깅이 아니었다면 모래에 파묻혀 언젠가 바다로 흘러들어 갔을 수도 있는 것들이죠.
쓰레기를 처리하고 텀블러에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담아 든 뒤 다시 차에 올라탔습니다. XC60 T8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특성상 시동을 걸어도 마치 전기차처럼 조용합니다. 걸걸한 엔진음을 내며 출발하지 않아도 서울과 고성을 오가는 내내 XC60은 경쾌하면서도 듬직했습니다. 400마력이라는 걸출한 힘을 가지고 어느 구간에서든 거뜬하게 움직이며 묵직하고 부드럽습니다. SUV 임을 감안하더라도 코너링이나 고속 구간에서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흐트러짐 없이 편안합니다.
고성에서 서울로 돌아가기 전 XC60의 배터리 충전을 위해 가까운 충전소로 향했습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이기 때문에 완속 충전기를 찾아 플러그를 꽂았습니다. 순수 전기차는 아니지만 순수 전기 모드를 사용하면 1회 충전 시 최대 33km까지 배터리로 주행이 가능합니다. 이날 시승처럼 장거리 주행이 아닌 짧은 출퇴근 거리라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여기에 필요한 순간에는 힘을 보태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기도 하고요.
요즘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한 ‘불편한 여행법’을 SNS로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환경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그만큼 자연과 지구는 편해진다는 의미인데요. 여행하는 동안 일회용품을 쓰지 않거나 산이나 바다로 여행을 가서 쓰레기를 줍는 것 역시 여행의 일부로 여기는 것이죠. 때로는 친환경, 환경 보호,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이 거창하고 대단하게 느껴지지만, 전동화 모델 XC60 T8과 함께한 고성 여행을 통해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나와 꽤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오토캐스트 이다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