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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보자동차코리아 Jun 02. 2023

‘비건카’ 볼보 C40 리차지와 함께한 ‘비건 로드’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의 시승기를 시작하기 전, 내가 알아주는 ‘고기 매니아’임을 고백한다. 아마 이 차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비건 라이프스타일을 영영 경험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C40 리차지는 ‘비건카’라는 별명이 붙은 볼보자동차의 순수 전기차다. 동물 가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최초의 모델이라 이런 별명이 붙었다. 가죽 인테리어 대신, 바이오 기반의 식물성 섬유와 재활용 원료를 사용한 지속 가능한 대안을 제시했다. 





시승을 위해 차량을 인도 받는 순간부터 ‘다름’을 경험했다. 이 차는 시동 버튼이 없었다. 어떻게 시동 버튼이 없을 수 있지? 스마트키를 가진 상태로 차 문을 열었더니 배터리 잔량이나 주행 거리 등의 정보를 안내하는 ‘글랜스 뷰(Glance View)’ 기능이 작동한다. 운전석에 앉아 진짜 시동 버튼이 없는지 의심의 눈으로 구석구석 살펴봤다. 정말 없다. 알고 보니 운전석 시트에 스타트 버튼이 통합된 것. 마치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차와 한 몸이 되는 기분이다. 





최첨단 기술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나서야 익숙한 듯 낯선 외관이 눈에 들어온다. 순수 전기차 특유의 프론트 그릴이 적용됐고, 볼보 하면 떠오르는 ‘토르의 망치’ 헤드 라이트는 한층 날렵하게 변신했다. 





전기차에만 사용하는 20인치 리차지 휠의 미래적인 디자인에 잠시 눈길이 머물다가, 매끈하고 스포티하게 빠진 뒤태에서 시선이 멈춘다. 전체적으로 파워풀하고 힘있어 보이는 디자인이라 외관만 보면 ‘비건카’라는 별명이 직관적으로 떠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C40 리차지를 좀 더 깊게 파고 들면 왜 ‘비건카’라 부르는 지 알 수 있다. 2040년까지 차량뿐 아니라 공급망 전체에 걸쳐 기후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볼보자동차는 차의 상당 부분에 재활용 및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약 15%의 재활용 강철과 25%에 달하는 재활용 알루미늄, 그리고 총 플라스틱의 약 15%를 재활용 플라스틱 및 바이오 기반 재료를 사용한 것. 





C40 리차지를 처음 만났을 때 낯설다는 기분이 들었는데, 무엇보다 시트에서 오는 낯섦이 크게 적용한 것 같다. 이게 바로 볼보자동차가 100% 레더 프리를 지향하며 선보인 비건 시트다. 하이 패션의 최전방에서 십여년간 일해온 나의 눈과 몸이 시트의 달라진 촉감과 질감을 가장 먼저 알아차렸다. 실내를 마주하고 나니 이 차를 ‘비건카’라고 부르는 이유가 이제서야 체감이 된다.





C40 리차지의 실내 공간은 유럽 친환경 섬유 인증기관 오코텍스(OEKO-TEX) 기준을 충족한 소재를 사용해 차량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쉽게 말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나오는 것을 최소화했다고 한다. 





요즘엔 럭셔리 패션 하우스에서도 사과 껍질을 가공하는 가죽을 사용하거나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나일론 소재를 사용하는 등 동물 가죽을 대체할 신소재 개발에 열심이다. 보드랍고 부티가 흐르는 최고급 가죽 대신 ‘서스테이너블 럭셔리’라는 가치에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다. 이런 추세에 누구보다 지속가능성과 기후 중립에 진심인 볼보자동차에서 비건 가죽 시트를 낸 게 그리 놀랍지는 않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볼보가 볼보했네’인 셈. 





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점은 데코 패널. 아비스코 국립공원의 지형을 형상화한 디자인을 적용했는 데, 어두운 곳에서는 자동으로 LED 등이 켜지며 독특하게 빛을 낸다. 





‘비건카’를 타고 주말 나들이를 나섰다. 요즘 같은 날씨엔 남산길만 달려도 충분히 기분 전환이 된다. 초여름의 남산길은 녹음이 꽤나 무르익었는데, 비 온 뒤라 그런지 유난히 싱그러움이 가득했다. 


평소 같았으면 도심 한가운데의 막히는 도로를 달리지 않지만, 전기차를 탈 땐 막히는 길에서 새로운 즐거움이 생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마다 ‘충전’쪽으로 기우는 눈금을 보고 있으면 왠지 돈 버는 기분이 드니까. 





남산 하얏트 호텔을 지나 한남동 고갯길과 이태원을 거쳐 해방촌으로 향했다. C40 리차지는 가파른 경사로를 오르내리거나 좁은 골목을 누비는 데 전혀 막힘이 없었다. 초보운전 시절부터 제일 무서워하던 이태원의 가파른 골목골목을 이 차와 함께 돌아다니니 또 새로운 기분. 시야도 편안하고, 오르막에서 정차 후 출발할 때도 너무 가뿐하게 앞으로 치고 나간다. 





비건카를 탄 김에 비건 레스토랑에도 가보기로 했다. ‘비건 성지’라는 해방촌에서도 베제투스라는 레스토랑이 유명하다고 해서 좀 찾아봤다. 생각보다 비주얼이 꽤나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평소에 채소라고는 삼겹살 먹을 때 곁들이는 상추 정도 먹는 터라 채식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면 시도해 볼 만 하다 싶었다. 





베제투스 레스토랑은 해방촌의 가파른 비탈길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지역 특성상 주차공간은 마련되어 있지 않아 근처 공영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볼보의 360도 뷰를 이용하면 좁은 골목 비탈길에서 차 돌리는 정도는 이제 식은죽 먹기. 





팁을 하나 전하자면, 해방촌 오거리에 있는 용산2가동 공영 주자창에 전기차 충전기와 전기차 전용 주차칸도 마련돼있다. 





유기농 번에 바삭한 렌틸 패티가 들어간 버거 세트와 글루텐과 견과류 없이 만든 라따뚜이, 그리고 캐슈넛으로 만든 크림 파스타를 주문했다. 이렇게 본격적인 비건 레스토랑은 처음이라 근사한 비주얼에 한 번 놀라고, 꽤나 훌륭한 맛에 또 한 번 놀랐다.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는 전기차 전용 탐색 알고리즘이 적용된 티맵 오토, 충전 일정 예약 설정 같은 스마트한 기능 등 ‘비건’이라는 키워드를 떠나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포인트가 많았다. 세련된 외모와 최첨단 기술, 편리한 기능이라는 볼보자동차의 기본기가 환경을 지키려는 ‘진정성’을 만나 더욱 빛을 발한다.




기후위기의 시대, 비건 라이프스타일의 필요성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선뜻 도전하기엔 망설여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막연한 거리감을 극복하고 체험해본 비건 라이프스타일에는 뿌듯함뿐만 아니라 의외의 즐거움까지 있었다.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는 어쩌면 그 점을 역설하는 모델일지도 모르겠다.


글/최신영(패션 에디터, 여행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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