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볼보자동차의 고향 스웨덴 역시 어느덧 가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하면 대부분 ‘춥다’는 이미지를 많이 떠올리는데요. 사실 스웨덴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한국만큼 그 차이가 뚜렷하진 않지만 보통 기온에 따라 4-5월을 봄, 6-8월을 여름, 9-10월을 가을, 11-3월을 겨울로 봅니다. 겨울이 다른 계절에 비해 조금 길뿐이죠.
물론 스웨덴의 겨울은 혹독합니다. 다른 계절보다 오래 지속되고요. 춥고 어둡습니다. 위도가 높아 겨울철에는 낮 3시경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라플란드’라고 불리는 북극권 일대 스웨덴의 최북단 지역은 겨울에 영하 수십 도까지 떨어지고 눈도 많이 옵니다. 또 12월 중순이 되면 태양이 얼굴을 내밀지 않아 하루 종일 컴컴하죠.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는 스웨덴의 지리적 특성상 남쪽으로 갈수록 해가 떠있는 시간이 길고 따뜻한 편이지만, 스웨덴 사람들은 겨울철 주로 실내에 있거나 겨울 스포츠를 즐깁니다.
스웨덴의 이런 혹독한 겨울 환경은 자동차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습니다. 스웨덴의 겨울을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북부 지역의 길을 달린다고 가정해볼까요. 주변이 온통 눈으로 하얗게 덮여 있습니다. 차선도, 이정표도 보이지 않는 곳을 앞차가 지나간 흔적을 따라 헤쳐나가야 합니다. 외딴길을 가다가 갑작스럽게 야생동물을 마주할지도 모릅니다. 흔치 않지만 바다 위 얼음길을 달리기도 합니다. 이런 곳에서 자동차가 미끄러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겠죠.
볼보자동차가 만든 자동차는 이런 환경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일단 어떤 도로나 지형에서도 거침없이 달릴 수 있도록 ‘사륜구동’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XC40부터 V60, XC90 등 현재 판매하고 있는 전 모델에 집어넣고 있는데요. 겨울철 운행 특성에 맞게 기본적으로 앞바퀴 굴림 방식을 사용하지만 바퀴 4개를 모두 굴리는 사륜구동을 채택합니다. 스웨덴 할덱스사에서 개발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고요. 스웨덴은 물론 유럽의 많은 브랜드나 우리나라에서도 일부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즘 자동차에 흔히 들어가 있는 사양이지만, 열선 시트나 열선 유리, 헤드램프 워셔 등도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습니다. 겨울용 자동차 편의 장치의 시작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볼보자동차와 같은 북유럽 태생의 자동차에서 시작된 것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추운 날씨와 험난한 지형을 지닌 곳에서 보다 편안하고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었겠죠. 이 중 헤드램프 워셔는 북유럽 지역에서 반드시 추가하도록 법적으로 규정돼 있기도 합니다.
어떤 도로든 끄떡없이 주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볼보자동차의 시티세이프티와 같은 안전 시스템이 등장해 발전한 것 역시 이런 환경들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시티세이프티는 자동차와 마주 오는 장애물과의 추돌을 방지하기 위해 전방에 보행자는 물론 야생동물까지 인식합니다. 도심 추돌뿐만 아니라 산길에서 마주할 야생동물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대비한 것이죠.
이 밖에 볼보자동차는 겨울철 유일한 야외활동인 겨울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도록 차량마다 전용 액세서리도 든든히 갖추고 있습니다. 실내/트렁크 매트나 로드 캐리어, 자전거 캐리어, 루프박스 등이 그것입니다.
빙판길, 눈길 등과 같은 악천후 상황에서 운전하기 위해선 안전한 자동차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능숙한 운전 실력도 필수입니다. 이 때문에 스웨덴의 운전면허시험은 까다롭기로 유명합니다. 현지인들도 면허를 따려면 1~2년은 투자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미끄러운 길에서 자동차를 컨트롤하는 법은 물론 차량이 전복됐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위험 사항에서의 대처 방법을 완벽하게 숙지해야만 면허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야생동물과 갑자기 마주치거나 추돌했을 때의 대응 방법도 스웨덴의 운전면허 교육 과정 중 하나입니다.
이처럼 스웨덴은 혹독한 겨울 환경에 맞서 그들만의 대처 방식으로 자동차를 만들고 또 운전 환경을 갖춰왔습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스웨덴 인구 10만 명 당 3.2명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10만 명당 4.9명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하는 유럽연합의 평균과 비교해도 굉장히 낮은 수준인데요. 어떤 도로에서든 거뜬하게 달릴 수 있는 안전한 자동차와 까다로운 운전면허시험 등 덕분에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로’라는 타이틀을 지닐 수 있게 된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