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제조사마다 BMW의 ‘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의 ‘클래스’처럼 차 급을 나누는 용어가 있습니다. 볼보자동차는 ‘클러스터’라는 용어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40, 60, 90으로 나뉘고요. 이 가운데 90 클러스터는 볼보자동차 라인업 중 가장 상위에 위치한 플래그십 모델입니다. 참고로 90 클러스터에는 차종에 따라 SUV 모델인 XC90과 세단 모델인 S90, 왜건 모델인 V90크로스컨트리가 있습니다. 90 클러스터는 다시 말해 가장 크고, 가장 높은 상품성을 지닌 모델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그만큼 하위 클러스터와는 미묘하게 다른 점들이 있습니다.
먼저 등급에 걸맞게 보다 정숙합니다. XC90의 경우 전 트림에 걸쳐 이중접합유리가 앞 유리, 선루프 등을 포함해 곳곳에 적용돼 있기 때문인데요. 이중접합유리는 말 그대로 유리 두 개를 붙인 겁니다. 덕분에 엔진 회전수가 높아져도 바람이 세게 불어도 웬만해서는 실내로 소음이 심하게 들이치지 않습니다. 사실 이 유리는 외부의 소음을 차단해주는 역할도 하지만 안전을 확보하는 역할도 합니다. 외부 충격에 파손된 날카로운 유리는 부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서 내구성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그래서 볼보자동차는 1944년 이중접합 라미네이트 안전유리를 개발해 PV 444부터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안전도 조금 더 꼼꼼하게 챙겼습니다. XC90의 경우 전방 충돌에 대비한 운전석 무릎 에어백과 어린이를 위한 통합형 부스터 시트를 추가로 넣었습니다. 부스터 시트는 체구가 작아 안전벨트가 잘 맞지 않는 어린이를 위한 안전장치인데요. 어린이가 일반 시트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할 경우 안전벨트가 어깨를 지나지 않고 목을 감는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볼보자동차가 개발했습니다. 뒷좌석 중앙 시트 방석을 앞으로 당겨 겹쳐 올린 후 어린이가 그 위에 앉으면 앉은키가 높아져 보다 안전하게 안전벨트를 착용할 수 있습니다. 볼보자동차는 최소 신장 97cm, 체중 15~36kg의 어린이에게 해당 시트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90 클러스터 중에서도 최상위 트림을 선택하면 승차감도 더욱 좋아집니다. XC90과 S90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T8에는 에어 서스펜션과 전자식 댐핑 제어 시스템인 4C 액티브 섀시가 들어갑니다. 스프링과 쇽업쇼버로 구성된 서스펜션 대신 공기압력을 사용한 볼보자동차의 에어 서스펜션은 도로나 주행 환경에 따라 차고를 최적화해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합니다. 탑승객이 승하차하거나 트렁크에서 화물을 싣거나 내릴 때에도 차고를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전자 제어 댐핑 시스템인 4C는 도로 환경과 운전자의 조건에 따라 편안한 승차감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조정됩니다.
특히 XC90에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은 드라이브 모드나 차량의 속도에 따라 차고 높이를 조절하는데요. 기본 주행 모드인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는 속도가 높아지면 차고를 낮게 조절해 공기 저항을 줄이고 고속 안정성을 높입니다. 이와 함께 노면의 요철을 흡수하고 도로면, 차량의 가속, 제동 및 코너링에 따라 지속적으로 조절합니다. 약 40km/h의 저속에서 사용 가능한 오프로드 주행모드에서도 역시 에어 서스펜션은 작동합니다. 차고를 최대로 높이고 조향을 가볍게 세팅 해 험로를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습니다. 스포티한 주행 특성이 반영되는 파워 모드에서는 조향 반응은 더욱 민첩해지고 승차감은 조금 더 단단해질 뿐만 아니라 가속력에 맞춰 차고가 자동으로 조절되는데요. 코너링 구간에 진입하면 차고를 낮춰 롤링을 줄여줍니다.
이 밖에도 90 클러스터에는 2 열석 측면 창에 선 블라인드가 적용돼 있어 2열 탑승객의 경우 따가운 햇빛을 피하거나 아늑한 분위기를 누릴 수 있습니다. 특히 볼보자동차는 ‘안전은 옵션이 될 수 없다’는 브랜드 철학에 따라 클러스터 혹은 트림 별로 운전 보조 시스템에는 차별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파일럿 어시스트, 시티 세이프티 등을 포함한 인텔리 세이프 어시스트는 모델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한편 볼보자동차는 올 상반기 한국 진출 이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습니다. 올해 9월까지는 90 클러스터를 총 4,088대를 판매하는 등 전체 판매의 약 37%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60 클러스터 다음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특히 벤츠 E클래스나 BMW 5 시리즈 등 수입 E세그먼트 세단 시장을 겨냥해 새롭게 등장한 S90의 경우 2,499대가 팔리며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등극했습니다. 이 외에 V90크로스컨트리와 XC90은 각각 295대, 1,228대가 판매되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선택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