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 역시 ‘친환경’, ‘저공해’를 화두로 탄소배출 감축에 꽤 공격적인데요. 대표적인 탄소배출 감축 방법 중 하나로 내연기관 판매 전면 중단 및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의 판매가 급격하게 늘고 있고요.
하지만 내연기관을 버리고 전기차만 판매한다고 해서 탄소 배출이 완전히 ‘0’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기차는 움직이는 동안 배출 물질이 전혀 없죠. 하지만 전기차를 생산하고, 운반하고, 폐차하는 등의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은 상당합니다. 심지어 전기차의 생산과 폐기 과정에 만들어지는 배출량은 내연기관차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행 중 배출량까지 따지면 여전히 전기차가 더 친환경적이긴 하지만요.
이 때문에 일부 국가의 규제 기관은 전기차 등의 대해 수명주기 탄소 배출 규제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를 Life Cycle Assessment, 줄여 LCA라고 부릅니다. 그동안에는 자동차가 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배출을 중심으로 규제를 해왔는데요. LCA는 제품의 원료 채취 단계, 가공, 조립, 수송, 사용, 폐기 등 모든 과정을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한 제품이 얼마나 친환경적인가를 제대로 알기 위해 그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을 살피는 것이죠.
LowCVP에 따르면 수명주기 동안 가솔린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추정치는 24톤입니다. 배터리 전기차는 19톤입니다. 이 가운데 상당량은 생산 과정에서 배출됩니다. 전기차는 총 배출량 중 46%가, 가솔린차는 23%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전기차는 생산 과정에서 꽤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뿜습니다. 그만큼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고려한 배출 규제는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 오히려 필요하다는 얘기도 되겠죠.
자동차 업계는 더욱 까다로워질 규제에 앞서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생산 공장을 친환경으로 만드는 겁니다. 이에 벤틀리,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양한 제조사들이 앞다퉈 기존의 생산 공장을 친환경 공장, 탄소중립 공장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공장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를 대부분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등 배출량을 줄이고 있고요. 물류 과정에서도 탄소배출이 보다 적은 이동 수단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볼보자동차 역시 지난 2018년부터 이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엔진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스웨덴 셰브데 공장을 시작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셰브데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은 모두 바이오 연료와 같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 쓰레기를 태울 때 생기는 바이오가스나 연료 등을 공장 난방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5월에는 토슬란다 공장이 탄소중립을 실현했습니다. 토슬란다 공장은 XC90, XC60 등 주요 모델을 생산하는 볼보자동차의 주력 공장입니다. 이곳 역시 셰브데 공장과 마찬가지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토슬란다 공장 난방 에너지의 50%는 바이오가스를 통해, 나머지는 50%는 주로 산업 폐열을 활용한 지역난방을 통해 공급하고 있습니다.
토슬란다 공장은 2025년까지 제조 네트워크에서 생산되는 차량 1대 당 에너지 사용량을 30%까지 감축시킨다는 목표에 따라 에너지 사용 저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스웨덴 가정 약 450가구 이상의 연간 에너지 사용량에 해당하는 7,000 MWh를 절약했고요. 현재 계획 중인 조명 및 난방 시스템의 효율성 개선을 통해 2023년까지 연간 약 20,000 MWh를 추가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볼보자동차는 2040년까지 완전한 기후 중립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에 따라오는 2025년까지 기후 중립 제조 네트워크 완성을 비롯해 전체 라인업의 전기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순환 경제를 수용해 회사의 더 넓은 운영과 공급망, 재료의 재활용 및 재사용을 통한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