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센터에 갈 필요 없이 메모리카드 빼서 컴퓨터에 연결하면 된다는데, 영 복잡하네”
얼마 전 처갓댁에 갔을 때 일이다. 자동차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를 해달라는 장인어른 말씀에 차 키를 받아들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스마트폰으로 방법을 찾아보니 무슨 말씀인지 알 것 같았다. 노트북을 이용하는 게 아니면 집과 차를 두 번은 왔다 갔다 해야 하고 적어도 한 시간은 차에 앉아 진행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일이었다. 미덥지 못한 사위 탓에 깜깜한 지하주차장 차 안에서 장인어른과 단둘이 정적에 잠겨있어야 했던 것 또한 생각지 못한 결과였다.
우여곡절 끝에 업데이트를 마쳤는데 문득 10년 된 집 차가 생각났다.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려면 서비스센터에 가서 CD를 넣고 새로운 지도 정보를 다운로드 해야 하는, 게다가 금액도 꽤 비싸 이미 무용지물이 된지 오랜 구닥다리 시스템이다.
불편함을 덜기 위해 선택한 대안은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이다. 도로 정체 상황 파악도 빠르고 대안 경로 찾는 것도 거의 동시에 이뤄져 만족도는 꽤 높았다. 별도 거치대에 고정하는 것과 배터리 충전을 신경 써야 하는 게 단점이지만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의 가장 큰 장점은 대리점에 갈 필요 없이 수시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것. 내비게이션 앱은 물론이고 스마트폰까지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어 흰소리 조금 보태면 업데이트할 때마다 새 전화기를 산 것 같았다.
앞으로 ‘언제나 새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스마트폰의 장점을 자동차에서도 가질 수 있다. 바로 OTA(Over The Air) 서비스를 통해서다. LTE 기반 무선통신으로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원격 업데이트하는 이 기술은 커넥티드 카,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기술 구현을 위한 필수 요소다.
여기에 앞장선 것은 볼보자동차다. 최근 출시한 순수 전기차 C40 & XC40 리차지를 시작으로 추후 출시할 전 모델에 OTA 업데이트 시스템을 도입한다. 현재 OTA 서비스로 업데이트가 가능한 기능은 전자 시스템을 위한 기본 소프트웨어와 티맵 그리고 누구(NUGU Auto)와 플로(FLO)로 구성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다.
더욱이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상의 고객 경험을 위해 15년간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무상 지원 & 업데이트에 필요한 LTE 네트워크까지 5년간 무상으로 제공한다. 특히 어디서나 디지털 노마드가 되길 원하는 이들을 위해 차량용 무선 와이파이까지 기본 제공한다. 한 번 팔고 뒤도 안 돌아보는 매정한 브랜드가 아니라, 오래오래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길 바라는 볼보의 고객 중심 가치관이 담겼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볼보는 이미 OTA 서비스와 최첨단 센서를 바탕으로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자율주행 기술, ‘라이드 파일럿(Ride Pilot)’까지 공개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회사, 젠스 엑트(Zenseact)와 볼보의 기술 파트너사인 루미나(Luminar)가 공동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에 루미나의 최첨단 아이리스 라이다(Iris LiDAR)를 포함해 24개 이상의 센서들로 구성된 첨단 기술이다. ‘운전자가 의지할 수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라이드 파일럿은 탑승자에게 더 많은 시간을 제공하고 운전을 더욱 편리하고 즐겁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개발했다. 현재 엄격한 검증과 테스트 프로토콜, 다양한 조건의 고속도로에서 기술 안전성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개발이 완료되면 추가 구독 서비스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iOS 업데이트했어? 아이폰이 완전히 달라졌어”라는 말을 이제 볼보차에서도 할 수 있게 됐다. 볼보는 자동차 업계의 애플이 되려는 게 아닐까?
글_이재림 (스튜디오 카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