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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보자동차코리아 Jun 24. 2022

C40 리차지와 함께 떠난 스웨덴 가정식 여행

강원도 원주시 예테보리에 가다!

예테보리(Göteborg), 영어로 고텐버그(Gothenburg)는 스웨덴 제2의 도시로 불린다. 볼보자동차의 고향이기도 하다. 예테보리라는 도시는, 사실 볼보자동차 덕분에 알았다. 볼보자동차의 자랑, B&W 음향시스템의 음장모드에 ‘예테보리 콘서트홀 모드’가 있어서. 이후 적용한 ‘재즈클럽 모드’도 예테보리 네페르티티 재즈클럽의 음향을 구현했다. 볼보자동차가 예테보리를, 그들의 기원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게 하는 대목이다. 


해서 더 궁금해졌다. 언젠가 예테보리에 가보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까지 생겼다. 그러던 차에 한국에도 예테보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로? 



한국 예테보리는 강원도 원주에 있는 스웨덴 가정식 식당 이름이다. 강원도 원주와 스웨덴 예테보리 사이의 연관성은 까마득하지만, 뭐 어떤가. 스웨덴 예테보리는 못 가도 강원도 원주 예테보리는 가볼 수 있다는 생각에 문득 특별한 드라이브를 떠나고 싶어졌다. 해서 이번 드라이브의 테마는 ‘스웨덴 자동차 타고 스웨덴 음식 먹으러 가기’. 흥미를 돋우는 테마가 있다면 평범한 드라이브가 특별한 여정이 되기도 한다.   



(강원도 원주의) 예테보리로 함께할 모델은 C40 리차지로 정했다. 가장 신차이기도 하거니와 볼보자동차의 미래를 상징하는 전기차라서 의미도 있다. 예전 시승 행사에서 느낀 쾌활한 주행 감각도 다시 느끼고 싶었다. 원할 때 빼어 쓸 강력한 출력도 장거리에선 요긴할 테다.    



C40 리차지에 다시 오르니 새삼 기분이 달라졌다. 스웨덴 가정식을 먹으러 가서 그런지, 스웨덴 자동차라는 정체성이 더욱 도드라졌다. 차체 외관과 시트에 붙은 스웨덴 국기가 새삼 눈에 박혔다. 마침 시승차 외관 색도 스웨덴 피오르드 해안에서 영감 얻은 ‘피요르드 블루’다. 도어트림 역시 ‘피요르드 블루’ 마감재로 채웠다. 도어트림과 대시보드를 잇는 반투명 데코 패널은 어떤가. 스웨덴 북부 산악 지역인 아비스코 지형의 등고선을 담았다. 


국기부터 색, 장식까지 자연스레 스웨덴 태생이라고 드러낸다. 이렇게 지역 정체성을 디자인 요소로 적극 활용한 자동차가 있었나. 이런 요소가 이번 여정의 흥을 더욱 돋웠다. 



원주까지 가는 길은 고속도로 위주다. 전기모터 두 개를 품은 C40 리차지의 출력을 만끽하기에 적합하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축지법을 쓰듯 도로를 접어 달린다. 앞뒤 전기모터로 네 바퀴를 굴리기에 한결 믿음직스럽기도 하다. SUV다운 거동을 보이면서도 깔끔하게 자세를 다잡으니까. 


C40 리차지의 강렬한 한 방은 고무줄을 늘였다가 손을 놓으면 튀어나가는 듯한 쾌감에 있다. 쾌활한 거동과 출력, 아담한 차체를 즐기며 운전하다 보니 금세 강원도 원주에 도착했다. 볼보자동차 라인업에서 가장 재밌는 모델다웠다. 



예테보리 식당을 보면 누가 봐도 스웨덴 요리를 팔 듯한 외관이다. 스웨덴 국기가 여러 개 나부끼고, 입구 위 간판도 스웨덴 국기를 형상화했다. 주차장에 세운 C40 리차지가 제 집에 온 듯한, 딱 그런 느낌. 스웨덴 국기로 장식한 식당 외관이기에 C40 리차지의 피요르드 블루 외관 색은 만찬에 적합한 ‘드레스 코드’처럼 와 닿았다. 사소하지만 이런 연결점이 테마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강원도 원주에서 스웨덴 예테보리를 떠올리는 상상의 단초가 된달까.   



자리에 앉아 숏블라르를 주문했다. 숏블라르는 스웨덴 ‘국민 미트볼’이다. 국민이란 말이 들어간 만큼 대표적 음식. 선택할 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미트볼과 으깬 감자, 그 위의 크림소스 조합이라면 맛없을 리도 없잖나. 스웨덴 국기를 꽂아 나온 숏블라르는 소박하지만 포근한 느낌을 입안에 가득 채웠다. 숏블라르 하나 먹고 스웨덴 가정식을 논할 순 없다. 그럼에도 혀에서 느껴지는 아늑함은 스웨덴 가정식의 질감을 알게 한다. 날이 추웠다면 더 진하게 느껴졌으리라. 어두운 밤, 쌀쌀한 날씨, 은은한 조명 아래 먹는 숏블라르를 상상해봤다. 스웨덴 가정식이 뭔지 몰라도 따뜻한 포만감과 자연스레 연결됐다. 



예테보리에서 식사만 하고 돌아가기 아쉬워 뮤지엄산으로 향했다. 예테보리 테마 드라이브를 계획하면서 ‘뮤지엄 산’도 코스에 넣었다. 노출 콘크리트의 연금술사,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물 그 자체가 궁금했다.  



역시 명불허전. 거대한 벽을 이어놓은 듯한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이 자연과 빛 속에서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침 날도 화창했다. 덕분에 매끈한 대리석 같은 노출 콘크리트에 드리워진 명암이 더욱 특별한 감흥을 전했다. 잘 다듬은 면이 빛과 만났을 때 어떤 장식보다 더 눈을 사로잡는다는 걸 새삼 알게 했다.  



그러고 보면 볼보자동차의 디자인도 같은 맥락이다. 간결한 선과 면으로 채운 차체가 화려한 장식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니까. 생각지도 못한 유사성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다른 자동차를 타고 왔더라면 몰랐을 그런 감흥. 새삼 볼보자동차 디자인의 힘이 느껴졌다. 



원래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다. 스웨덴 자동차로 스웨덴 가정식을 먹으러 가면 재밌겠다, 정도. 돌아가는 길에 하루를 돌아보니 의외로 아까 먹은 숏블라르처럼 따뜻한 포만감이 느껴졌다. 의외로 많은 걸 보고 느낀 여정이랄까. 


그냥 드라이브였다면 이 정도 감흥은 아니었을 거다. 여정의 주제를 정할 여지가 있는 자동차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볼보자동차가 스웨덴이라는 지형적, 문화적 특성을 담은 브랜드이기에 그에 맞는 여정을 기획할 수 있었다. 


이런 드라이브, 의외로 흥미롭다. 다음에는 진짜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가정식을 먹을 수 있기를 바라며 서울행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났다.



글_김종훈(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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