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났다. 타고나길 다재다능한 터라 무엇을 하더라도 평균 이상을 하는 멋쟁이다. 가끔 부족한 것이 있다 한들 그것이 흠이 될 리가 있나? 그 정도는 인간미로 넘길 수 있을 정도니 신경 안 쓴다.
여태까지의 모든 일이 수월하게 풀렸던 것처럼, 내 평생은 별다른 노력 없이도 꽤나 봐줄 만한 인생일 것이다. 만약 무언가 실패하게 된다 해도 그것은 능력 없는 내 탓이 아니다. 잘난 나를 품지 못한 이 세상의 부조리함 때문이다.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다. 죽기 전에 내 모든 재능을 뽐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참으로 죄스러운 인생이다. 이기적으로 모든 재능을 다 가진 주제에 세상에 온전히 공헌하지 못하는 삶이라니.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이들을 뽐낼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으로 하늘에 용서를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