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봄이 들린다

아이들과 봄을 듣던 날

by 브야



오늘 아침 아내의 출근길을 배웅하며 밝은 미소로 아이들과

인사하는 모습이 순간 현재가 아니라 과거를 보는 듯했다.

그건 이미 그리운 한 장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 새 학기 준비 기간 동안 뭘 할지 고민 중에

거실 창으로 겨울이 가고 봄날의 따스한 햇살의 온기가

집안으로 쏟아졌다.


봄날이 왔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온몸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근처 생태공원을 오전에 다녀오기로 마음먹고 후다닥 짐을 챙겨 아이들과 버스에 올라탔다.


평일 공원 숲의 데크길을 걸으며 나뭇가지들과 쓰레기도 주워보는 마음도 함께 갖고서

예전 유모차를 끌고 다녔던 길을 이제는 신나게 소리치며 뛰어 달린다.


중간쯤 쉼터 그네의자에 찬이와 빈이 그리고 내가 나란히 앉아

봄이 들려주는 소리들에 한참을 흔들거리며 귀 기울였다.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려 잠시 삐그덕 대는 그네를 멈추고

바람에 흔들린 나뭇잎 소리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는 한 장면을 그렸다.


"얘들아~ 쉿~ 뭐가 들려?"


"음… 바 람 소 리"


"새소리!"


애들은 눈을 더 크게 뜨고 서로 마주 보며 신기하다는 듯 웃어댄다.

우리는 곤충들의 호텔 그리고 나무에 새집들을 지나치며

봄의 친구들을 하나씩 부르듯 조용한 숲을 시끄럽게 깨웠다.


육아를 하는 모든 순간이 아련한 추억이 될 수는 없지만,

오늘처럼 반짝이고 빛나는 시간을 제철 한 장면으로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