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아름답고 목가적인 풍경 그 너머에 깔리는 처절한 사운드는 그 어떤 낯섦보다도 기괴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속에 쉼 없이 파장을 일으키며 극과 극을 달려가는 이질감. 무엇보다 나의 안온한 일상이 다른 이의 절규로 뭉쳐져 완성된 아름다운 정원이라는 점에서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지인(知人)이 그의 남편에게 손찌검을 당하는 건 걱정스러운 일이지만 (물론 이 또한 허용되면 안 됨) '내 집'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유대인 학살은 나와는 상관없는 혹은 너무나 당연한 일상 중의 하나이다.
생각이 많았던 건 단지 홀로코스트 영화, 지난 역사에 대한 인식 때문만은 아니었다. 감독의 말대로 이 영화는 그때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너무나 현실과 맞닿아 있는 모습. 가족을 돌보고 주어진 일에 성실하고 가정을 지키는 평범한 일상에 섞인 악마 그 이상의 광경이 선사하는 서늘함은 과거보다 자꾸 현재를 상기시키는 덕에 알 수 없는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 모르는 것도 죄지만 우리는 내 안의 평온함을 지켜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묵과하며 살고 있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들여다보게 한다.
영화 속 회스 가족이 과연 자신의 안온한 삶 그 이면의 비명을 듣지 못했을까. 매일 같이 들리는 그 불길한 징조를 과연 눈치채지 못했을까.
그렇기에 그 어떤 사건보다 섬뜩하다.
이 영화는 사운드뿐 아니라 미장센조차 너무나 극장용이다. 그리고 엔딩 크레디트는 끝까지 다 '듣고' 나와야 한다. 감독의 메시지뿐 아니라 그 메시지를 위한 기술적 장치들이 심적 불편함을 더 돋울 정도다. 그만큼 잘 만들었고 그래서 또 보고 싶다.
‘추락의 해부’에서 극도의 긴장감을 일으킨 '산드라 휠러'는 이 영화를 더 밀도 있게, 완벽함으로 부응한다.
The Zone of interest,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