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동안의 외국어 노출도 효과가 있을까요?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들이 가지고 태어난 음소지각능력은 모국어 체계에 익숙해지면서 6~12개월 사이에 빠르게 소실됩니다. 이번 시간에는 Vox English 음소 능력 트레이닝의 기반이 되는 논문을 바탕으로 사라지는 음소지각능력을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워싱턴 대학교의 Patricia K. Kuhl 교수 연구팀은 음소지각능력 소실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거쳤습니다. 해당 연구가 증명하고자 한 주요 가설은 다음과 같습니다.
외국어에 (1) 적절한 기간 동안, (2) 적절한 방식으로 노출된다면
해당 외국어에 대한 음소지각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연구자들이 검증하고자 한 것은 음소지각능력을 지키기 위해서 ‘얼마의 기간 동안’, ‘어떠한 방식으로’ 외국어에 노출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실험(1) 얼마의 기간 동안 외국어에 노출되어야 하는가?
연구팀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생후 9개월 영아를 대상으로 4주 동안 총 12회의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세션의 목표는 영어 모국어 가정 영아들의 중국어 음소지각능력을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아기 1~3명이 한 그룹이 되어 엄마가 동석한 상태에서 중국인 원어민 화자와의 25분 대면 세션, 책 읽어주기 10분, 장난감으로 놀아주기 15분, 유아어(motherese) 사용을 통해 각 세션에서 평균 33,120개의 음절에 노출되었습니다.
그 결과 실험을 진행한 아이들의 중국어 음소지각능력이 유지되었고, 9개월 내외의 발달수준을 가진 아이들에게 4주라는 짧은 기간이라도 적절한 방식으로 세션을 진행하면 음소지각능력 소실을 방지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외국어를 노출하는 ‘적절한 방식’은 어떤 것일까요? 이를 밝혀내기 위한 연구팀의 두 번째 실험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됩니다.
참고문헌
Kuhl et al., Foreign-language experience in infancy: Effects of short-term exposure and social interaction on phonetic learning, PNAS vol.100(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