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나를 탐구하는 당신을 위해서
나는 경력은 많지만, 많은 이직을 경험한 축에 속한다. 그때그때 내가 관심 있는 회사에 입사하다 보니, 이번 선택이 다음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깊이 고민하지 않았다. 그 결과, 경력이 나쁘게 말하면 꼬였고, 좋게 말하면 서로 엮어볼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이 생겼다. 그렇게 많은 일을 해왔지만, 정작 나의 ‘직업적성’이 무엇인지는 모르고 있었다.
그동안은 ‘이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그 일이 흥미로운지’만 보고 결정을 내렸다. 회사의 비전과 미션을 충분히 숙고하기보다는 ‘일단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덕분에 고민보다 실행에 집중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지만, 한 커리어 코치의 말처럼 “한 건 많은데, 뭘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또한 입사할 때는 ‘내가 잘하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일의 흥미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다.
아무리 일을 잘해도 조직의 방향성과 문화가 나와 맞지 않으면 결국 도루묵이 된다는 것을. 회사에서는 ‘업무를 잘하는 사람’보다 ‘회사의 방식으로 함께 일할 줄 아는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한다. 조직의 비전과 미션에 얼마나 몰입해 있는지가 그 사람의 이미지와 신뢰를 만든다. 그것이 직장생활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다.
나만의 방식으로 잘한다고 해서 지속가능한 것은 아니다. 회사의 방식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지고 ‘왜 저렇게 하지?’라는 의문이 쌓이면 열정은 자연스럽게 식는다. 일을 많이 해서 오는 번아웃도 있지만, ‘내가 납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일할 때 오는 번아웃이 더 크다. 결국 절대적인 ‘잘한다’는 기준은 없다. 각 조직마다의 ‘잘한다’의 정의가 있을 뿐이다.
예전에는 ‘그렇게 똑똑한 팀장을 떠나게 하다니, 이 회사는 사람을 볼 줄 모르네’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르게 본다. ‘그저 캐미가 맞지 않았을 뿐,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여러 번의 퇴사를 거치며 나는 내 안의 패턴을 봤다. ‘왜 저렇게 하지?’라는 의문이 쌓일 때 가장 큰 소진을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같은 패턴을 반복하지 않기로 했다. 나의 직업적 성과 일하는 방식을 객관적으로 알고 싶었다. 그때 발견한 것이 웨이마크(Waymark)였다.
나를 알자고 사주도 보는 마당에, 비슷한 금액으로 체계적인 검사와 리포트를 받을 수 있다니 꽤 실용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리포트는 마음 건강 상태, 나의 핵심가치, 심리자원으로 나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특성이 잘 발휘될 수 있는 외부 자원(조직 문화·직무)까지 이어진다. 다른 직업적성 검사와의 차별점이 아닐까.
단순히 ‘나의 강점’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강점을 잘 쓸 수 있는 환경과 일의 형태까지 제안해 준다는 점이 좋았다.
만족도는 단순한 ‘일의 재미’가 아니라, 직무 환경과 조직에 대한 애정까지 포함된다고 했다.
이 문장을 읽고 깜짝 놀랐다.
‘일은 좋은데, 조직의 일하는 방식이 답답한’ — 바로 내가 자주 겪던 상황이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업무뿐 아니라 내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말이 새삼 마음에 남았다.
“흥미 지향과 성취 지향이 동시에 핵심가치인 경우,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노력이 지나칠 수 있습니다.”
이 한 문장으로 그간의 이직이 설명되는 것 같았다.
나는 흥미를 느끼는 일을 찾아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UX 리서치, 장애인 HR, 접근성 등 여러 주제를 넘나들었다.
일에서 흥미가 사라지면 금방 지쳐버렸고, 그게 번아웃의 원인이기도 했다.
일이 단조로워도 여가에서 흥미를 채우는 식으로 균형을 잡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자원은 마음의 근육과 같다.
나는 유연대처력과 행동력은 높았지만, 공감력과 마음 인지력이 부족했다.
내 방식대로 하지 않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스스로 지쳐가고 있다는 사실도 늦게 알아차렸다.
‘나는 왜 항상 뒤늦게 내가 힘들다는 걸 알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이 항목에서 찾았다.
혼자 일하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함께 협력하며 시너지를 낼 때 더 힘이 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팀에 협력하고 기여하는 경험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고, 지지와 코칭을 아끼지 않는 리더와 함께,
배려하며 자유롭게 소통하는 환경에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 문장을 읽고, 내가 ‘혼자서라도 해내야지’라고 버텨왔던 방식이
오히려 나를 소모시키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커리어 방황기 속에서 ‘내가 일하는 방식’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
‘왜 이렇게 자주 지치지?’, ‘왜 자꾸 이직을 반복하지?’라는 질문을 가진 사람
단순한 성격검사보다 일·조직·마음의 연결고리를 함께 보고 싶은 사람
웨이마크 리포트를 통해 처음으로 ‘내가 어떤 일을 잘하느냐’보다 ‘어떤 환경에서 잘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까지의 나는 언제나 나의 역량, 성과, 책임감만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열심히 일해도 마음이 닳아버리는 구조’에 있었다.
이제는 회사를 고를 때 ‘나와 맞는 일하는 방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보다 지속적으로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찾고 싶다.
성과를 내는 데만 몰두하기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리듬이 맞는 곳, 내 흥미와 가치가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을 선택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웨이마크는 나에게 ‘일 잘하는 법’이 아니라 ‘지치지 않고 오래 일하는 법’을 알려준 리포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