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oyager 은애 May 12. 2024

알래스카 캐치캔을 소개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알래스카에 섬이다. 

대부분 한국 사람들에게 "알래스카로 가요. 알래스카에 살아요" 하면

모두 다 앵커리지를 말한다. 앵커리지는 알래스카에서 제일 큰 도시이고, 한인이 제일 많이 사는 곳이다. 

우리 섬에서 앵커리지까지 비행기로 5시간이다. 

거의 다른 나라 가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앵커리지에는 한국 식재료를 살 수 있는 마트가 있다. 


우리 섬에는? 당연히 한인 마트는 없다. 우리 가족 포함 총 한인수는 12명 정도 될까?

이곳에서 살 수 있는 한국 식재료는...일본식 된장(미소된장), 고추장, 배추, 일본식 카레, 몇 가지 종류의 한국 라면, 김치도 판다. 모두 다 한국에 비하면 비싸다. 게다가 섬의 특성상 모든 물건이 일주일에 한 번 바지선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야채, 과일의 상태는... 음...;;;

이곳에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Safe way에 장을 보러 갔다. 일주일에 한 번 들어오는 바지선이 도착한 다음날이었다.  

어머, 계란이 하나도 없다;;; 이런 일이;;;

다른 식료품점을 갔다. 조금 작은 가계이긴 한데 거기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어느 정도 쟁여두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어느 날은 마트에 우유가 하나도 없다. 계란, 우유를 쟁여두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서, 예를 들면 바지선이 안 들어온다든지, 정전이 계속된다든지..

2주 이상 먹을 것은 미리 비축해 두어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먹을 것뿐만이 아니다. 학교에서 생존수영을 배우기에 수경이 필요했다. 섬의 특성상, 수영이 필수다. 

이 섬안에 있는 수경을 팔 만한 가계를 다 갔는데도 수경이 하나도 없었다. 언제 수경이 들어오냐고 물어봤더니 직원도 모르겠다고 한다. 주문을 해 놓은 상태이지만 배송이 안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름 내내 수경을 살 수 없을 거라고 미안하다고 했다. 

 오늘의 교훈! 물건이 있을 때 무조건 사놓아야 한다. 


 이사 온 집에 변기가 너무 오래되어서 교체를 해야만 했다. 집주인 할아버지가 보낸 수리기사가 왔다. 너무 웃긴 건... 새 변기가 있어야 교체를 할 수가 있는데, 현재 이 섬안에 살 수 있는 변기가 없다고 했다. 그 얘길 듣는 순간 당황스러웠다. 둘째가 말한다. 아니!! 어떻게 변기가 하나도 없을 수가 있냐고!! 한국에서 살 때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어떡하나... 살 수 있는 변기가 없다고 하는데... 주문을 넣었다고 했고 그로부터 4개월 후에나 변기를 교체할 수 있었다. 


 매일이 새롭고 새로웠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나려나??;;^^ 

그렇게 이곳에 적응하느라 하루하루가 쑥쑥 지나갔다.  



                         -캐치캔 to 앵커리지- 





내가 사는 곳, 캐치캔은 

크루즈가 제일 처음 방문하는 섬이고

First city! Rain city!라는 대표적인 별명이 있다. 


First city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한국인의 감성으로..

알래스카에서 이 섬에 제일 먼저 도시가 생겨서 이런 이름이 붙었나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남쪽에서 배를 타고 알래스카로 올 때 제일 처음 도착하게 되는 도시라는 의미였다.  

이 섬의 이름은 리빌라기게도, 섬안에 유일한 도시가 캐치캔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캐치캔! 참치캔! 이름이 비슷하네요. 오~~ 이름을 기억하기에 좋은 아이디어다.




 




 이곳은 거의 300일 비가 온다고 말한다. 그래서 연어가 정말 사랑하는 도시! 연어의 고향이라고 불린다. 

연어가 산란하는 시즌이 되면 바다에도 개울에도 연어가 득실거린다. 

하지만 아무도 죽어가는 연어를 잡지 않는다. 왜냐하면 맛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이곳에는 보트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연어 시즌이 되면 보트 타고 바다에 나가 겨울에 먹을 식량, 연어를 잔뜩 잡아서, 마치 한국에 김치 냉장고처럼 연어를 보관하는 냉장고에 겨울 동안 먹을 연어를 잔뜩 쟁여놓는다. 

다음에 이곳에 산란하러 오는 연어들의 종류와 낚시 규정과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면 좋을 것 같다. 



                -개울 바닥에 깔려있는 연어들-



여하튼 비가 겁나게 많이 온다. 


이곳에서 살아가는데 필수 아이템!  바로 비옷과 장화!

치마 입은 사람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만약에 누군가 치마를 입었다? 우산을 썼다?

백 프로 외부인일 가능성이 높다. 

치마를 입으면 비와 함께 바람이 세차게 불기 때문에 당연히 뒤집어진다. 우산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장화를 신어야 하기 때문에 폼이 나지 않는다. 


 여기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비옷과 장화를 사러 갔다. 

옷을 살 수 있는 가계가 많이 없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나마 괜찮은 옷을 파는 상점이 한 군데 있다. 

내 수준에 비옷은 너무 비쌌다. 10만 원이 넘었다. 

그래도 여기 10년을 산다고 가정하면 1년에 만원이다. 나쁘지 않다. 

비옷은 계속 입어야 하기 때문에 괜찮은 것을 사야 한다고 친구가 알려주었다. 

그렇게 우리 가족 네 명은 비옷과 장화를 구입했다. 가격은? 음...??;;;



알래스카 섬에서 살아남기,


필수 아이템 두 가지 구입 완료!!









매거진의 이전글 알래스카 시골섬 초등학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