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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카레집에서 컨설팅받은 반나절의 여행동선

2박3일 교토 - 2

by 뺙뺙의모험

간사이공항에서 바로 하루카를 타고 교토로 직행하고, 니조성 인근의 게스트하우스에 체크인 한 뒤 그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현재 구글맵기준 평점 5.0 리뷰 66개.


교토의 많은 식당들이 그렇듯, 작고 예쁜 스타일의 가게였다.

한시 조금 넘은 시간에 찾아갔고, 당시에는 손님이 나 밖에 없었다.

주인장은 한 40대 정도의 남자분이고, 친절하고 영어를 상당히 잘 하셨다.

한국어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까지만 ...ㅋㅋ 사실 사랑합니다와 감사합니다를 헷갈려하셨...


일본은 전기세가 비싸기 때문에 아무 데서나 핸드폰 충전을 하면 안되는데, 필요하면 핸드폰 충전을 위해 전기를 사용해도 좋다고 안내했다. 보조배터리를 가지고 다녀서 충전하진 않았지만...


일본식 야채카레 (800엔) + 베이컨에그토핑 (200엔) 을 시켰다.

음료는 루비초콜릿과 말차프라페(둘다 600엔)가 괜찮다는데...

일본 자체가 처음이고 여기서 먹는게 첫 일본 식사라고 하니까 말차프라페를 추천해주었다.


왜 교토를 첫 여행지로 골랐느냐 라는 질문에는

첫 행선지로는 전통적인 일본의 모습을 보고싶었다. 라고 대답했다.



맛은 코코이찌방야의 업그레이드 버전 같은 느낌이었다. 베이컨과계란후라이가 바삭바삭했고, 옆에 있는 버섯향 나는 칩도 괜찮았었다. 다만 의외성이 있지는 않았다 - 아는 맛인데 맛있는 수준이던


그리고 밥을 먹고 난 뒤 2시부터, 오늘 어떻게 교토를 돌아다닐것인지에 대해서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


9월 초의 일본은 정말정말 덥고 청량하다. 니조성 인근 공원의 모습도 평화로웠다.


현재 니조성은 많은 곳이 공사중이라고 해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지는 않았고, 밖에서 본 뒤 JR을 타고 교토역으로 갔다.


구글맵을 보니까 교토타워 뒤에 꽤 큰 사찰이 하나 있었다. 이름은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 : 진토쿠잔혼간지) 라는 곳이었고, 입장료는 없었다.

1602년에 도쿠가와이에야스에 의해 세워졌다고 한다. 오다노부나가와 임진왜란의 전범 도요토미히데요시를 물리친 승리자 바로 그 사람.

교토타워는 촌스럽긴 하지만 묘하게 복고적인 감성이 있는 것 같다.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았고, 거대하고 웅장한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살짝 장식을 절제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 약간 포스트모던한 감성이 있는 느낌.

미니멀리즘에 익숙해진 현대인의 눈에는 고전적인 이 건축은 꽤 매력적으로 보였다.

왜 서양인들이 ZEN 이라고 하는 일본식 스타일에 열광했는지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교토역 지하상가를 좀 돌아다니면서 더위를 식힌다음에 나라선을 타고 이나리역으로 넘어갔다.



가장 유명한 관광지 답게 사람은 정말정말 많다.

이곳이 트립어드바이저 교토가볼만한곳 1위인데 그럴만하다는 느낌이었다.

교토에서 석양을 보기 좋은 곳 중 하나


게이한선을 타고 기온으로 이동했다. 얼핏 주워들은바로는 기온은 해질무렵에 가는게 좋다고 해서...


전통적 건축양식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거리가 펼쳐집니다. 골목골목이 참 예쁜데 사람도 정말 정말 많다.


이건 개인적인 취향과 감상인데, "예쁜 길거리" 들의 경우 유적지같은 랜드마크와 달리 사람이 많으면 감흥이 확 떨어지는 감이 있는 것 같다.

솔직히 기온은 금방 질리는 느낌이 있었다.

이날은 내가 청수사(산넨자카) 인근을 찾아들어갈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만약 교토역인근 (2시) -> 이나리 (4시) -> 기온 의 코스를 밟아 해질녘에 기온에 도착할거면 청수사까지 걸어들어가는게 맞았던 것 같다. 여기서 석양을 보는게 효율적인 동선인듯....


교토에서 2박을 한다면 하루는 이나리, 하루는 청수사에서 석양을 보는 식으로 세팅하고.


내가 걸었던 기온의 거리는 해지는 방향은 아니었다.



이 근방에서 밥을 먹는건 좋은 선택이 아닐수도 있을 것 같았니다.

오코노미야끼 먹었는데, 우리나라와 맛과 가격이 정말 똑같았다 (오코노미야끼는 1100엔).

소스범벅에 가쓰오부씨가 나풀거리는 우리나라 이자까야의 오코노미야끼보다 조금 더 얌전해보이는데 맛에선 유의미한 차이가 나지 않았다.


사이드디쉬를 매우 상냥하면서 열심히 권해서 시켰는데 (800엔, 버섯요리) 맛없진 않지만 그렇게 맛있지도 않았다. 약간 개도국과는 다른 스타일의 눈탱이를 맞은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교토는 서양인들이 (1) 맛 안 이상하고 (2) 인테리어 예쁘고 (3) 주인이 영어잘하면 별점 5.0 날리는곳이라서 내가 의존하는 구글맵맛집리뷰가 정확하지는 않았다 맛알못들의 별점역테러


교토의 맛집은 그냥 한국어 정보를 찾는게 나은것같기도 했다.

밥을 먹고났더니 해가 졌다.

교토 관광지들은 대부분 5시면 문을 닫지만 신사들은 24시간 개방한다.

그래서 야사카신사라는 곳으로 걸어갔다.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질릴정도로 붐비는 것은 아니었다.


당시 갤럭시 A53으로 사진찍는 사람이라서 야간이 되면 카메라가 바보가되는데,

조명도 상당히 예쁘게 설치되어있었다.


무지성으로 돌아다닌 23번째 여행국가 일본의 하루는 이렇게 갔다.


돌아온 호스텔은 정적이 감돌았다.


무난무난하고 정석적인 루트였던것 같고... 다음날은 제멋대로 돌아다녔다.




교토 오후 2시부터 시작한 반나절 투어의 동선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간 동선 : 교토역 -> 히가시혼간지 -> 교토지하상가 -> 후시미이나리 -> 기온 -> 저녁밥 -> 야사카신사


추천드리는 동선 : 교토역 -> 히가시혼간지 -> 후시미이나리 -> 기온 -> 청수사까지걷고 -> 저녁밥 -> 야사카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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