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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근교의 가장 만족스럽던 산책길

2박3일 교토 - 3

by 뺙뺙의모험

2박 3일 교토의 일정 중 하루는 정석의 루트대로 다녔고 하루는 지멋대로 돌아다녔다.

나는 보통 구글맵으로 찾아봤을때 거리는 멀지만 평점이 좋은 곳은 가보는 편인데,

그렇게 해서 Pick 한 곳이 여기였다.


오타기 넨부쓰지 (Otagi Nembutsuji, 愛宕念仏寺) <- 구글맵 주소링크

Otagi Nenbutsuji Temple

2-5 Sagatoriimoto Fukatanicho, Ukyo Ward, Kyoto, 616-8439 일본


아라시야마 치쿠린 - 그 교토의 유명한 대나무숲과 가깝다.

이나리신사에서 대숲을 조금 걸어봤기때문에 정작 여기는 스킵했다.

- 모기 뜯기는것도 무섭고..



여기를 가려면 우선 JR 신안 본선을 타고 사가야라시야마역에서 내려야 한다.

역 근처에 뭔가 기차와 관련된 관광스팟이 있는 느낌인데, 열심히 준비해서 한 여행은 아닌지라 잘 모른다.


내리면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목적지인 오타기넨부쓰지는 아라시야마 지역의 아타고산 기슭에 있고, 이지역의 관광스팟들 중 깊숙한 곳에 위치해있다.


목적지 바로 앞에 내려주는 버스가 있지만........

배차간격이 거의 1시간을 넘고, 다른 관광스팟들도 지나쳐 가기때문에 출퇴근시간 2호선 뺨치게 북적거린다. 콩나물시루길래 기겁하고 포기했다.


그러면 방법은 두가지 - (1) 비싼 택시타기 (2) 45분을 걸어가기.

엄청나게 더운 9월초였지만 후자를 선택했다.


걸어가면 걸어갈수록 사람들이 줄어든다.


길이 정말 한적하고 예쁘다.

이곳을 걷는것만으로도 여기 올 가치가 있었다는 느낌.

곳곳에 카페와 레스토랑이 흩어져있어서 쉬어가는것도 가능하다.



침엽수림도 뭔가 우리나라 숲과는 조금 느낌이 달랐다.

흉악한 더위지만 풍경 덕분에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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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입장료는 400엔.

입구부터 흩어져있는 저 못생긴(?) 석상들은 '라칸'이라고 부르는 아라한(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을 새긴 돌조각들.

못생긴 이유는 일반 불자들이 제작했기때문에...


8세기부터 석상이 모이기 시작해서 지금은 1,200개정도가 있다고 한다.

다만 사찰 건물은 지진과 홍수로 파괴되어서 새로 지은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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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다른 관광지들보다 사람이 적지만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고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었다.


아라한 조각들도, 숙련되지 않은 개인들이 하나씩 만든거라서 뜯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고양이도 깨달음을 얻은걸까.


현대에 제작된 석상중에는 핸드폰을 들고있는 아라한도 있다는데.. 찾지는 못했다.


법당 안은 차분한 분위기로 꾸며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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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지 오래되지 않은 건물이긴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단청 없는 목조건물인점도 맘에 들었다.

이 부처님은 살면서 본 불상중 제일 못생긴 불상이었다.

택시가 사찰 앞에서 몇대 대기하고 있으니, 꼭 걷지 않아도 되지만, 돌아가는 길도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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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전시관이 하나 있어서 더위를 식혔다.

차분한 톤의 금붕어 모빌과 심플한 건축양식이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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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카페겸 청어소바(니싱소바?)를 파는 곳이 있어서 더위를 식히러 들어갔었다.

소바가 600엔이었나 꽤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점심으로 장어덮밥집을 예약해뒀던터라서...

말차만 시켰다.


이런 제대로 된 말차 처음 먹었는데, 씁쓸하고 고소해서 맘에드는 맛이었다.

찹쌀떡은 그냥 찹쌀떡 맛...


그 문제의 장어덮밥집 리뷰는 여기 클릭 - Unagi Sansho Gogyou Kyoto




세상에 내가 동남아 시골을 들개처럼 활보할때도 보지못했던 인력거를 교토에서 보게되다니...

자세히보면 두명이 타고있다. 아이고...

자본주의의 위대함을 느끼는 동시에 이제까지 가졌던 동남아 그랩바이크기사님들에 대한 미안함이 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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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하나를 발견해서 들어가봤다. 팜플렛에서 일본감성이 느껴져서 맘에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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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한적한 가운데 일본감성을 느끼는 시간이 있어서 괜찮은 여정이었다.

뭔가 단아하고 절제된 이미지의 교토에서 좀 거칠고 자유분방한, 재밌는 걸 보게된 점도 맘에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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