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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이틀차는 제멋대로 돌아다니기

by 뺙뺙의모험


교토 1일차의 반나절은 교토에서 가장 유명한 스팟들을 가장 정석적인 동선으로 돌아다니며, 이 도시의 특징과 정취를 느끼는 시간을 보냈고...


2일차에는 구글맵으로 알아본 스팟, 처음 일본에 왔으니 가보고싶은곳 등을 그냥 지멋대로 돌아다녔다.



막 만화같은데 보면 일본여고생들이 아침에 두꺼운 토스트 입에물고 뛰어서 학교가는(?) 이런거 있는것같아서 한번쯤 두꺼운 토스트로 아침을 먹고싶었다.

구글 평점이 5.0인 숙소에서 가까운 카페였고... 합쳐서 만원 좀 안되는 가격이었다.


커피도 토스트도 사과졸임요거트도 다 맛이 괜찮았는데,

아 생각해보니 제가 몇주 전에 인도네시아 커피산지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었던 것...


감동적인 맛은 아니라는거

이틀째의 산책에 나선다. 이날의 교통편은

이걸로 했다.

교토 버스비나 지하철비가 편도 190 -230엔 정도 하니까 4회 이상 대중교통을 탄다면 이득인것같다.

참고로 JR은 탈 수 없고,

그 외에 일부 버스노선에서도 사용이 안되는것같은데 이날 내가 탄 버스에는 다 적용되었다.



첫번째 목적지로 가기 위해 교토지하철을 타러가는데 교토동물원 홍보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최애 야생동물이 레서판다인데, 이 귀요미들이 오사카에 사는건 알았는데 교토에서 사는건 몰랐어서 가보기로 즉석에서 마음을 먹었다.



우선 사가이라시마야역에 내려 교토의 유명한 대숲 이라시야마 치쿠린 & 텐류지와 좀 가깝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오타기넨부쓰지 (Otagi Nembutsuji, 愛宕念仏寺) 로 걸어갔다.



저 사찰과, 저 사찰까지 45분을 걸어가는 산책길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만족스러웠다.


일본감성이 풍부하게 느껴지면서도, 뭔가 단아하고 절제된 교토에서 자유분방한 것들을 볼 수 있는것도 좋았습니다. 덜 알려져있고 좀 멀지만 충분히 가볼가치가 있어서 추천 (전편이 이 산책길에 대한 포스팅)


점심은 나름 유명한듯한 니조성 인근의 장어덮밥을 예약해서 먹었다. 사케 페어링도 좋았고 맛있었다.


예약방법 등 좀더 자세한 내용 링크

교토 동물원으로.

지하철에서 내려서 1km 정도 걸어가야 하는데..옆길로 새 보았다.

이런 사찰이 나왔다. 규모도 크고 아름다웠고, 사람은 좀 적은 편.

이런 디테일도 좋고...

운하를 옆에 둔 기차길도 특이했다.

Kyoto City Zoo 에 도착.

입장료는 700엔 - 싸지는 않은 가격이며 평점이 높지 않은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럴만 하다는 느낌.

근처에 운하가 있고 운하 박물관이 있는데, 이쪽이 더 볼만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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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의 크기도 크지 않고, 동물들도 잘 케어받고있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이 동물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래서팬더들은 그래도 꽤 넓은 공간을 제공받고 좀 더 신경써 케어하는 느낌이 들긴 했다.

두마리가 있는데 합사한건 아니고 서로 별도의 공간에 떨어져서 지냈다.

저렇게 숨을 수 있는 나무도 있어서 스트레스는 많이 받지 않겠구나 싶긴 했다.


나 일본어 모르는데 가와이데스 스바라시 아이도루 팬서비스 등등 알아들을수 있는 리액션들을 들을 수 있었다. 교토 관광지 중에서는 그나마 사람이 적은 곳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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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아름다운 다리를 건너 교토시립미술관(교토시교세라미술관)에 가려고 했는데...

폐관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실패.


교토의 웬만한 관광스팟은 5시면 문을 닫기때문에 이걸 감안하여 동선을 짜는 것이 좋다.


그래도 일본에 왔으니 캐릭터샵을 가보자! 라는 생각으로 지브리스튜디오의 굿즈들을 파는 도토리공화국의 교토 매장을 찾아봤고, 하나 있길래 가봤다.


몰랐는데 여기가 청수사 근처에 있는 곳이었다. 덕분에 아름다운 골목길을 지나고



이런 석양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여기 가는 중에 가방에 넣은 음료수가 새버려서 여권이 물에 젖었다는것이고,

이로 인해 구여권의 마지막 여행이었던 베트남 가는 비행기는 입국거부를 각오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타게된다.


훼손여권의개념과관련정보링크



청수사 인근의 도토리공화국은

위치는 정말 좋은데... 지브리 애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별 메리트가 없었을것같았다.

그냥 서울에서도 구할 수 있는 것들 정도만 있는 느낌.


뭔가 일본에 오면 오만가지 캐릭터로 만들어진 진짜 다양한 상품을 구경할수 있을거라고 기대했는데 그건 교토 말고 다른도시에서 해야 하는 듯.


교토역 근처의 산리오스튜디오도 가봤는데 5분 보고 바로 나왔다. 특별할게 없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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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건 여기는 정말 아름답고 정말 사람이 질리게 많은 거리였다. 디테일도 아기자기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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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는 현대적인 건물들도 살짝 톤다운되어있어서 분위기있는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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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을 믿기보다는 내 발을 믿는게 나은것같아서 워크인으로 우동/소바집에 들어갔다.

유부-계란-야채튀김이 들어간 소바는 저렴하고 맛있었다.


그리고 쇼핑을 했는데.. 교토는 쇼핑하기는 좋지 않은것같았다.


저는 옷을 좀 사고, 사라사 - 제트스트림 - 에너겔 등의 펜을 엄청 샀는데, (주변에 수험생들이 많아서 고시펜 나눠주기도 좋음). 일제 펜은 역시 일본이 저렴하긴 했다.


저녁은 마트에서 살짝구운 소고기랑, 쇼마이랑, 해초샐러드를 사고, 25도짜리 좀 독한 사케도 사서 호스텔에서 해결했다. 술은 투숙객 + 스탭들과 나누어 마셨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하루카를 타고 간사이공항으로 향하면서 여행을 마무리한다.

역시 교토는 아시아 최고의 관광지중 하나인듯하다.

정말 뛰어난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었고, 친절과 질서라는 소프트웨어도 인상적이었다.


비용은 항공권 16만원 + 쇼핑을 포함 여행경비 40만원 정도 총액 60만원 정도 들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 영어가 잘 통하고, 생각보다 한국관광객의 비중이 적었던 것은 의외였고

사람 많은 여행지를 기피하는 나에게는

"취향이 아닌 곳도 충분히 가볼만하다" 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곳이기도 했다.


무지성 무연차 무계획 여행으로서 만족도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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