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루는 것들|단어 에세이
기회는 문(door)과도 같다.
<'기회'의 사전적 의미>
1.어떠한 일을 하는 데 적절한 시기나 경우.
2.겨를이나 짬.
기회의 문은 어디에나 있지만 누구나 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기회임을 알아보고 찾아낸 사람에게만 비로소 문을 열, 또 다른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문을 찾아내기만 한다고 바로 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찾아낸 하나 혹은 여러 개의 문들은 모두 손잡이가 없는 벽일 뿐이다.
벽처럼 서 있는 문은, 준비된 자에게만 손잡이를 내어준다.
나에게 허락된 문은 어디쯤 있을까. 줄곧 고민하며 살아왔다. 지금은 몇 개의 문을 찾아냈다. 그 문을 두드려도 보고 쓸어도 보며, 문고리가 생기기를 기다리고 있다. 물론 어렵게 찾아낸 문이 때로는 나의 문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정성껏 두드려 보는 것이다. 어떤 문은 그게 문인줄조차 모르고 있다가 이것도 문이었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날도 있다. 작년 이맘때쯤 소설과 에세이를 공저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마지막날 참여소감을 발표하였을 때 나는 '문 같다'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다.
제가 어떤 작은 방에 혼자 앉아있었는데요.
그 방엔 아주 작은 창문이 하나 있었는데 제 손이 닿지 않는 높이에 있었어요. 작은 빛이 그곳으로만 들어왔고요. 그렇게 방 안에는 작은 창문 하나, 벽걸이에어컨 하나, 액자 하나, 스피커 하나
그리고 나 홀로 앉을 수 있는 의자 하나.
적막한 방 안 의자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데 대표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시더라고요.
"소소 님 뭐 하세요? 창문 좀 열고 계시지."
저는 "열 만한 창문이 없길래요."라고 대답했죠.
그러니 대표님이 "창문이 이렇게나 많은데요?"
하시면서 벽에 걸린 액자를 열어주시고,
에어컨도 뚜껑을 열어 빛이 들어오게 해 주셨어요.
하나 둘 창이 열리자 방안은 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밝아지기 시작했죠.
"이것도 창문인데 모르셨죠?" 하시며 스피커도 짜잔 열어주시는데 사실 그것도 창문이었던 거죠.
저는 방 안에 창문이 그렇게나 많음에도 창문이 창문인 줄도 모르고 멍하니 앉아있었던 거예요.
대표님의 강연은 저에게 그런 문을 여러 번 발견하도록 해줬어요.
우리는 그렇게 주변에 널린 기회가 기회인 줄 모르고 지나친 적이 많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살면서 기회가 겨우 하나쯤 있다면,
다른 누군가는 기회가 아주 많을 수도 있다.
겨우 하나뿐인 기회가 일생일대의 아주 큰 문짝이 될 수도 있을 테고, 널리고 널린 기회여도 아주 작은 문짝들의 연속일 수도 있다.
결코 어느 것 하나를 콕 집어 이것이 가장 좋다고 말할 수 없을지도.
그럼에도 기회는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들에게만
손잡이를 내어주기에, 나는 문일지도 모르는 그것들을 찾아 헤매고 또 부지런히 들여다보아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