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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사람 Apr 29. 2024

비 오는 월요일



비 오는 월요일,

맨발로 초등학교 운동장을

우산을 쓰고 걸었다

아이처럼 하려니

어른이 된 것 같고

아니 어른도 못 된 것 같고

발밑에 젖은 흙의 감촉만이

지금 내가

무엇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만져진다


사람은 참 외롭구나 생각하면서

두 바퀴 더 돌다가

발이 시려서 발을 닦았다

예전 같으면 없는 친구라도 불러내어

술자리를 만들어서

사는 얘기 하느라 비에 젖었을 텐데


그동안 흐른 것은

시간이 아니라

마음


비 사이를

오래 입어 외투 같은 마음이

뚫고 지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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