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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les Vplus Jan 07. 2016

Prologue 2. 팀장 제안의 거절

Stay Always Hungry

"먼저 경험하고, 생각하고, 배운 것 당신에게 더+ 한다“

메신저. 한 참 몰입해서 일 할 때 계속 깜빡거리는 메신저만큼 짜증나는 것도 없을 것이다.

힐끗 보니. 상무.. 애써 확인하는 것을 최대한 미루고만 싶다. 현실은 그렇지 못 하더라도 마음만은.



     SM                                               오후 4:32

      씨팍. 바쁘지 않으면 잠깐 차 한 잔 할까요 ?

      편하게 그냥 차 한 잔..


     C.Park   인사팀                           오후 4:32

      넵..                                              



불안하다. 불안해. 이런 메신저는 심히 마음을 어지럽게 한다.


"요즘. 바쁜데 고생이 많아요. 올 한 해 정말 잘 해줘서.. 직원들이 인사팀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


블라블라블라... 이런저런 썰.이 풀어진 후....


"근데.. 내가 요즘 씨팍. 커리어를 어떻게 가져가면 좋을지 고민을 해 봤는데..

 HRD. 교육에 인싸이트도 있고 ....  HRM보다. HRD 팀장으로 커리어 목표를 잡고 ...."


본 게임이 시작되었다.


"... 이제 팀장이 되려면 조금 더 조직에 헌신적인 모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

 팀장이라는 위치가 보여지는 것도 필요하니깐.. 뭐 내가 개인 사정들 다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닌데

 저녁에 조금 더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 수도 있고, 또 팀원들과 함께 섞이기 보다는..

 리더들과 섞이고, 조직 그러니깐 회사 마인드를 조금 더 가져야 하고.. 씨팍은 어떻게 생각해 ?"





 직장인으로 만나게 되는 "구분선"이 있다. 보이지는 않지만 쉽게 느껴지는 구분선.

 그 구분선은 팀원과 팀장을 구분 짓기도 하고, 리더와 팔로워를 구분 짓기도 하고,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과 그래도 이 곳이 최고네. 좋네. 내게는 잘 맞네. 그 감정들을 구분 짓기도 한다.


 Junior 시절에는 이 '구분선'을 만날 때 까지 일을 할 것이라.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기를 간절 바라기도 한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자기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라 큰 결심과 그 결심을 넘어서는 엄청난 행동이 없으면 결국 만나게 된다. 좀 슬프다. 물론, 만나지 못 한 채. 조직에 계속 버티는 것은 조금 더 슬프다.





 솔직하게 말을 하고 싶었다.


 "저.. SMN.. 전 팀장의 역할을 잘 할 역량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음... 저도 어느 정도 때가 되고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년차도 차고, 우리 팀에서도 지금 팀장님 다음이니 .. 그런데 저는 잘 못 할 것 같습니다. 관리력, 의사결정, 결단 등등 여러 가지를 생각했을 때 저는 팀장을 잘 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


 머리가 참 복잡했지만, 단순하고 솔직하고 어찌 되었건 '잘 알아들으시기를' 생각 속에서 이야기를 했다.

 기분이 다소 상하셨을 수도 있고, 실망하셨을 수도 있으시겠지만, 나는.. 난. 정말로.


 계속 조직에 남아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 나는 나의 사업을 하고 싶고, 나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싶었다.


 "그리고 저의 상황이. 육아,  맞벌이하는 아내 때문에 늦게까지 계속 야근하면서 남아 있기가 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회사에 헌신적이지 않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보다 회사 좋아하고, 로열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어진 일. 에서는 기대하시는 성과를 내고자  노력했습니다. 근무시간에 엄청 시간을 다퉈가며 빡세게 일을 해 왔던 것이... 그래서..."


 "응.. 씨팍. 내 잘 알지. 매번 볼 때마다 자리에서 엄청 몰입해서 일 하는 거. 잘 알고 있어..

  그래도 난. 씨팍이 팀장을 하면 잘 할 것이라 생각해.. 내 입장도 좀 이해 부탁해.. 우리 조직도.. 이게 다음 후계자. 다음 리더들을 준비시켜야 하고, 계속 이 조직이 잘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그렇게 팀장을 안 하겠다 이야기하면.. 이것 참.... "




두려움이 있었다. 직장인으로 일을 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주어진 일에서 성과를 내고, 그 성과를 인정받는 것은 즐거웠다. 그런데. 내가 만나게 될, 조직이란 시스템을 구성하는 단계에 따라. 만나게 되는 바로 그 구분선이 두려웠다.


물론 구분선을 만나지 못 한 채. 조직을 나오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그 생각을 해 보면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두려웠다. 구분선을 넘어서면,


나의 사업을 하겠다. 다시 공부를 하겠다. Global 기업으로 가겠다. 작더라 나의 가게를 하겠다. 등등

Junior 때 품게 되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 어린 시절 품었던 생각이었을 뿐이고,


 "다시는 내가 꿈꾸던 나의 인생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서."





 "다시 또  이야기하면 좋겠네. 그래도 고마워. 솔직한 이야기를 해 줘서.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회사니깐.. 때가 되고, 자격이 되면 자리를  차지해야 해. 그래야 그 사람의 가치가 계속 인정되는 거야. 알잖아. 우리 같은  Staff에서는 전문성으로 전문가로 일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언젠가는 리더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가치가 없어지니깐. 그래도 내가 씨팍 인정하니깐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  알지?  씨팍.  믿어! 잘 해 보자.. "



게임은 애매하게 끝났다. 웃으면서. 하지만 SMN이나 나나 마음은 웃을 수 없었다.


직장 생활을 하며 가졌던 원칙 중. 하나가 "속 마음을 쉽게 내 보이지  않는다"였다.

그 원칙을 깨면서까지 솔직한 마음을 꺼냈던 것은 조직의 대안을 위해서. 그리고 나름 배수진을 치기 위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구분선이 눈 앞에 빨리 보였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다시 자리에 돌아와. 개인 노트를 펼쳤다. 나의 커리어 플랜. MyIDP. Individual Development Plan. **


삶의 다음 장을 열. 준비를 조금 더  서둘러야겠다.


 ** 자신의 경력지향성. - 경력 방향 선호도 - 검사를 간략히 해 보고 싶으신 분은 제게 메일 주세요.

       간략한 검사지만, 스스로의 자기개발계획 수립의 기준점으로 활용가능할 것입니다.






대부분 특정 조직에 속해서 "일"을 한다. 그리고 대부분 속한 그 조직을 떠나 "일"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대부분 결국엔 조직에 속해 "일"을 한다. 나쁘지 않은, 좋지도 않은. 인생이 그렇다.


자주 연상되는 장면이 있다. 그림이다. 그런데 내가 상상하는 이 그림은 너무. 현실같아. 두려울 때가 있다.

그림 속 난 큰 강을 바라본다. 강이 흐르고 있다. 큰 강이지만 강 건너편이 눈에 보인다.

한강보다는 작은 강인  듯하다. 그림 속 난 큰 강을 바라본다. 강이 흐르고 있다. 큰 강이지만 강 건너편이 눈에 보인다. 한강보다는 작은 강인  듯하다.


내게는 그 강이 '구분선'이다.


강 저 건너편에는.. 사람들이 있다. 자세히 보면, 나와는 멀게 느껴지는 아니 스스로 "다르다"라고 믿는. 강 저 건너편에는.. 사람들이 있다. 자세히 보면, 나와는 멀게 느껴지는 아니 스스로 "다르다"라고 믿는. 회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차장. 부장들이 웅성 웅성 서 있다. 그리고 손을 흔들며 내게 말을 한다.


"어서 와.. 너도 별 것 없어. 맘 비우고 여기로 와.. 함께 직장에서 버텨내자.. 정년까지 10년 이상 남았잖아.."


그 강. 그러니깐. 조직에서의 구. 분. 선. 을 나는 절대 만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믿었다.

신입시절부터 나름대로 그 위기감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가만히 생각하면 결혼한 후, 나이가 35세가 넘어선 후, 아기가 태어나고 아빠가 된 후, 대략 그 무렵부터. 나의 장면이 조금씩 바뀌었다. 어느새 강을 건너는 배에 내가 한 발을 딛고 있고, 그 배는  출발하려는데. 그 모습을 보는 강 건너편 사람들이 웅성웅성. '와라. 어서 와라' 응원하는 듯 한 목소리를 보태는 그림이 펼쳐진다.


어떻게든 안 가려 발버둥 치며 어떻게든 빠져나와보려고..  그곳은 가지 않으려고.. 발을 빼고자 하지만, 어떻게든 안 가려 발버둥 치며 어떻게든 빠져나와보려고..  그곳은 가지 않으려고.. 발을 빼고자 하지만, 발에 뭐가 달린 듯. 시커멓고 무거운 쇳덩어리가 달린 듯 그 발이 도무지 빠지지 않는 듯 한 느낌이다.


이대로 배가 출발하면 이대로 배가 출발하면 점점. 그 들에게 다가서게 될 것이고, 강 건너편에 도착하게 되면 어느 순간 나도 그 들처럼. 그 들에게 다가서게 될 것이고, 강 넘어 사원, 대리, 과장 등등에게 손 흔들며 소리치겠지.


"직장인은 다 비슷해. 인생 다를 것 없다. 밖에 나가봐. 전쟁터야. 직장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데.

 열정, 꿈.. 별 것 없어. 그냥 살아. 포기하면 편해."하면 편해.."



삶. 은 앞으로도 여러 번. 내게 기회를 주겠지만, 그럴 것이라. 분명 믿지만.

청춘. 그 뜨거웠던 열정 어린 꿈. 에 대해서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삶의 어느 때가 되면 쥐고 있었던 말랑말랑했던 꿈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오는  듯하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강 건너편의 삶은 이쪽에서 바라보니깐 싫게 느껴지는 것이고

그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서 있으면 그 또한 삶.이다.  그곳에서는 또 다른 삶의 논리가 존재하는 것이겠지.


다만,  왜? 열심히 살아야  하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그리고 최근, 나의  또다시 시작된 열정 Rush. 가 왜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마지막. 시기란 느낌 때문이다.


배는 출발하지 않았다. 나는 비록. 이 배에 타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얼마든지 다시 내릴 수 있다.


최선을 다하지 않을 거라면, 그냥 맘 편히 강 건너편에서 손을 흔드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최선을 다하지 않을 거라면, 그냥 맘 편히 강 건너편에서 손을 흔드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최선을 다하지 않을 거라면, 그냥 맘 편히 강 건너편에서 손을 흔드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정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정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정말.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내 삶의 다음. 장을 간절히 열어보고 싶다.



당신은 어디쯤  있습니까? 강이  보이나요? 구분선이  보이나요? 배를  탔나요?






"먼저 경험하고, 생각하고, 배운 것 당신에게 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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