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VC와 바이아웃 사모펀드 사이의 ‘비트윈’ 전략
이번주는 결혼식 참석으로 인해 서울에서 온 저희 부모님과 친척분들 모두와 시애틀에 왔습니다. 도착하기 직전에 비행기에서 워싱턴주의 마운틴 레이니어가 보였는데요, 4,392m의 높이를 갖는 미국에서 17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10년 전에 히말라야 산맥의 맛보기 등산으로 3박 4일에 걸쳐 Poon Hill을 다녀온 적이 있고, 신혼여행을 킬리만자로로 갈까 생각할 정도로 등산에 관심이 있는 편인데요, 언젠가 마운틴 레이니어와 같은 멋진 산도 올라가 보고 싶네요!
이전 글에서 늘 언급했듯이, 전통적인 VC 펀드는 페이스북, 구글, 우버, 오픈AI 등과 같은 '벤처’스러운 기회에 투자해야 합니다. 이러한 회사들은 모두 터무니없는 아이디어, 바꿔 이야기하면 매우 높은 리스크를 지닌 아이디어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보상은 엄청났습니다. 이러한 플랫폼은 우리 삶의 모든 면을 변화시키고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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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이러한 성공 사례들을 보면서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유니콘을 꿈꾸며 스타트업을 시작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유니콘이 많이 생겨나고 그 가치가 과대 평과되었다는 지적으로 유니콘이라는 타이틀의 가치가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유니콘은 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높은 목표입니다. 유니콘이 되지 못하더라고 스타트업의 상품 혹은 그 회사의 팀원들에게 가치가 있다면 인수합병 (M&A)의 길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스타트업들의 창업자들은 여전히 엄청난 부를 거머쥘 수 있습니다.
사실 뉴스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사의 M&A와 같은 아주 큰 메가딜만 다뤄지지만, 실제로 거래 건수만 놓고 보면 M&A 거래의 대부분은 유니콘 타이틀을 갖기 위해 필요한 10억 달러보다 작은 중소형 규모의 M&A입니다.
요즘에는 이러한 ‘중소형 규모 M&A’의 영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VC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엄청난 아이디어로 유니콘이 되어 IPO까지 갈 큰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을 쫓는 대신, 수익 잠재력은 조금 낮지만 그만큼 리스크 프로필도 낮은 스타트업에 투자합니다. 이들이 노리는 스타트업들은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과 같이 미래지향적인 분야보다는 소매업이나 소비재와 같은 우리에게 조금 더 익숙한 업계에서 확실한 현금 흐름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얼마 전까지 이 모델에 대해서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중소형 M&A 시장이 특히 활성화되어 있는 특정 업계가 있고, 또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매력적인 투자기회를 발굴할 수 있는 VC가 있다면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VC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에 크게 성공하는 곳은 많아야 10%입니다. 그 말은, 예를 들어 100달러의 투자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총 엑시트 가치는 1,000달러가 있어야 된다는 말이 됩니다. 하지만 만약 50%의 스타트업이 중간정도 성공할 수 있다면, 총 엑시트 가치는 1/5에 불과한 200달러에 불과해도 같은 100달러의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어떠한 VC가 10건 중 1건에서 1,000달러를 벌 수 있는 딜을 찾을 수 있다면, 그들은 전통적인 VC 경로를 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만약 VC가 10건 중 5건에서 200달러를 벌 수 있는 딜을 찾을 수 있다면, 비교적 낮은 수익률의 보다 낮은 리스크의 투자 기회를 노리는 투자전략이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이론적으로 결과는 같기 때문에 여기서 누가 더 좋거나 누가 정답인지는 없습니다.
이들은 100% 전통적인 VC도 아니고, 그렇다고 100% 전통적인 바이아웃 사모펀드가 아닙니다. 이들은 그들 사이에 위치합니다. 따라서 VC와 바이아웃 사모펀드와는 또 다른 전문성과 투자 전략이 필요합니다. 일부 벤처캐피털은 이러한 전략을 추구하면서 자신들이 전통적인 벤처캐피털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러한 ‘비트윈’ 전략을 철저하게 연구하고 실행한다면 이 또한 매력적인 투자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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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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