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의 끝은 아직 멀었다 (Part II)
미국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중에 Alchemist(알케미스트)라는 곳이 있는데, 액셀러레이터 중에서는 YC(와이 콤비네이터)가 가장 영향력 있는 곳이고, 그다음으로는 이 Alchemist나 500 Startups 그리고 Techstars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이곳에서도 데모데이가 있는 세션에 연사로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그 행사장이 결제 플랫폼의 메가벤처인 스트라이프(Stripe)의 본사였습니다. 처음 가 보는데요, 진짜 멋있고 깨끗했습니다. 이런 오피스에서 일하면 정말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다만 아직 재택근무가 많이 있어서 오피스 자체가 텅텅 비어있어서 진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유튜브 영상을 많이 보게 됩니다. 하지만 지난 7월에 쓴 글 '#130 실리콘벨리는 아직 죽지 않았다'에서도 이미 말씀드렸듯이,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도시 한복판에서 살고 있고, 일주일에 2,3번 사무실에 출근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러한 영상의 많은 부분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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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정말 나쁜 것은 사실입니다.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30%가 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많은 상점이 비어 있고 임차인을 찾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엄연한 사실이며 실제 시내 한복판에 가면 예전보다는 활기가 없음을 느낍니다.
하지만 주거용 건물의 경우 공실률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아래 차트에서 알 수 있듯이 팬데믹 기간 동안 아파트 공실률이 최고치를 기록한 후 다시 전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여전히 팬데믹 이전 시대보다는 공실률이 약간 높지만, 그래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여전히 공실률은 미국 전국 평균보다 낮습니다 (회색 선). 단, 이 차트에 사용된 최신 데이터는 2022년 5월이므로 2023년 데이터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마디로 오피스 빌딩은 비어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샌프란시스코에서 살 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교통량을 살펴보겠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베이 브리지라는 다리가 있습니다. 농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로고에서 그 모양을 알아차릴 수도 있으실 것입니다.
이 다리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와 버클리와 오클랜드 등이 있는 이스트 베이를 연결합니다.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 시내로 들어가려면 톨비를 내야 하고, 그 데이터를 보면 얼마나 많은 차량이 다리를 건너서 시내로 들어오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교통량이 실제로 시내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고 많은 부분이 공항등이 있는 남쪽으로 더 내려가기 위해 시내를 통과하는 것에 불과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 데이터는 다리를 넘어서는 교통량에 있어서는 팬데믹 이전과 이후 사이에 눈에 띄는 차이를 보여주지 않고, 이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리아 전체의 유동인구에 큰 변화가 없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시내를 운전하면 차가 많이 늘었다고 느낍니다. 도시가 다시 활력을 되찾는 점에서는 기쁘지만 다시 교통체증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반면에 제가 실제로 통근에 이용하는 시내를 관통하는 Bart라고 하는 전철 데이터를 살펴보면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승객 수가 훨씬 적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서서히 회복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철을 타고 출퇴근을 할 때 전철에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단, 현재의 회복 속도가 계속된다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려면 3~5년이 걸릴 것입니다. 회복 속도가 느린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더 이상 주 5일 출근을 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완전한 팬데믹 전의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샌프란시스코의 범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네, 범죄율이 낮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절대로 자랑할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 범죄율은 사실 늘 높았다는 점입니다. 아래 표는 2019년 당시의 범죄 건수에 대한 숫자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특히 절도 범죄의 경우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미국 최고의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폭력 범죄에 관해서는 여전히 높지만 로스앤젤레스보다는 약간 낮습니다. 다시 말해, 제가 보기에 노숙자 상황도 범죄도 예전과 같지만 그 수가 더 많아졌을 뿐입니다. 저처럼 늘 노숙자를 봐 오던 사람 입장에서는 그다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종합을 하면요, 상황이 예전과 조금 다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떤 부분은 그대로 이거나 다소 나빠졌고 또 어 떤 부분은 개선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도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여러 가지 움직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고 액셀러레이터인 YC는 샌프란시스코에서 100% 대면 형식으로 개최할 예정입니다.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하는 OpenAI를 포함한 AI관련 스타트업들은 시내에서 더 큰 오피스 건물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심각함을 넓게 알림으로써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빠른 회복뿐만 아니고 샌프란시스코가 다음 레벨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샌프란시스코의 종말을 말하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앞으로 추후 6~12개월 정도 후에 제 생각이 바뀌었는지 아니면 똑같은지, 다시 한번 글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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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Introducing the Apartment List Vacancy Index - https://www.apartmentlist.com/research/apartment-list-vacancy-index
The Grim State of Downtown San Francisco, by the Numbers - https://sfstandard.com/2023/06/29/the-grim-state-of-downtown-san-francisco-by-the-numbers/
Monthly Transportation Statistics - https://mtc.ca.gov/tools-resources/data-tools/monthly-transportation-statistics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United_States_cities_by_crime_r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