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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rok Kim 김영록 Jan 31. 2022

#56 CVC 투자를 통해 정보를 얻는 방법

CVC시리즈(2): 정보획득을 위해서는 신중한 설계가 필요

저번 주말에는 10년 전쯤 실리콘 벨리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하시고 몇 년 전에 큰 엑싯을 하신 분의 자택에서 저녁을 먹고 왔습니다. 지금은 너무 멋진 집에서 여유롭게 생활하시는 분이 었는데요,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을 만큼,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CVC 시리즈 2탄입니다! 지난번에는 기업이 CVC를 설치하는 이유 중 하나로 자주 거론되는 파트너십(사업개발)에 관해 이야기했는데요(링크), 오늘은 CVC 투자를 하는 또 다른 이유인 '정보수집'에 대해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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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CVC 투자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스타트업으로부터 정보를 얻고, 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스타트업이 생기고 있는지, 어떤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하고 있는지 등을 빨리 알기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정보는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로 이어지거나, 또는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대한 잠재적 위협의 조기 발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언뜻 들으면 꽤 단순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CVC는 단지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그 출자처 스타트업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모회사에 전달하기만 하면 되니깐요. 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는데요, (1) CVC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현장팀과 (2) CVC의 모회사의 두 가지 관점에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은 실제로 스타트업에 출자를 하는 CVC 현장팀의 관점에서 입니다. 


(1) CVC 현장팀 

우선 당연한 일이지만 보다 많은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면 할수록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FinTech 영역의 정보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CVC의 경우, 예를 들어 일 년에 1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FinTech 분야의 전체 스토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알파벳의 CVC조직인 GV와 같이 연간 100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 필요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의 양이 필요합니다 (Pitch Book의 데이터에 의하면 GV는 2019년 56개사, 2020년에 69개사, 2021년에는 110개사에 투자를 하고 있음).


또한 일정 양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려면 딜의 파이프라인이 커야 합니다.예를 들어 VC가 전체 투자안건의 5%밖에 투자하지 않고 3년간 30개 (VC펀드의 흔한 펀드별 타깃 투자 안건 수)에 투자한다고 한다면 소싱을 해야 하는 스타트업 수는 600개에 이릅니다. 즉 1년에 200개의 스타트업을 소싱하고 평가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CVC의 모회사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투자처 스타트업에서 오는 정보뿐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투자처로부터의 정보는 물론 매우 중요하지만, 그 외의 여러 스타트업과의 대화 자체가 중요한 인사이트와 정보를 줄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일정 수 이상의 스타트업에 출자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스타트업을 소싱하고 평가해야 하는데 그 프로세스 자체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따라서 CVC 투자 담당자로서는 일반적인 VC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을 소싱하고 그들과 대화하며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CVC 담당자의 평가 기준의 하나로써 소싱의 수를 넣는 것은 좋은 생각일 것입니다. 


단, 여기서 CVC가 유의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최근의 벤처 투자 시장에서 돈은 코모디티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투자'는 투자가인 CVC에 대해 '투자 리턴'을 제공하는 것이지, 투자를 했기 때문에 간단히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투자를 통해서 그 스타트업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생기기 때문에, 스타트업에도 제대로 「Give」를 할 수 있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CVC 측에서도 스타트업에 도움이 되는 업계의 정보 등을 제공하는 것은 좋은 시작이 될 것입니다. CVC가 스타트업으로부터 정보를 얻고 싶다면 자신들도 스타트업에게 줄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2) CVC 모회사

그렇다면, 지금은 제대로 CVC가 활동하고 있고, 다양한 정보와 인사이트가 쌓여 가고 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CVC의 모회사의 관점에서 입니다. 어떤 정보를 누구와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에 관한 것입니다.


CVC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상대로써 두 가지 층이 있습니다. 우선은 사업 현장의 사람들입니다. CVC는 프로덕트 매니저 등, 그 정보로부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 책임자와 직접 스타트업의 상세 정보 및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과제가 있습니다.


우선은 스타트업으로부터의 정보에는 민감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정보를 사내에서 자유롭게 유통시켜 버리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큰 대기업의 경우 내부 정보를 컨트롤하는 것이 더 어려워집니다. 사내 사업책임자와 공유한 한 스타트업의 정보가 그대로 복사되어 똑같은 서비스가 CVC의 모회사에서 시작된 사례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건 CVC로서는 절대 피해야 합니다


또한 정보 통제가 잘 되어 있다 하더라도 큰 회사의 경우에는 내부적으로 다양한 사업들이 있고, 또 조직 변경이나 인사 이동도 빈번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CVC를 통한 정보를 누구와 어떤 자리에서 공유할 것인지를 설계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또 다른 층은 CEO나 임원 클래스로, 제가 추천하는 것은 이 쪽입니다. CEO나 임원과의 직접적이고 정기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가짐으로써 CVC는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그때그때 찾지 않아도 되며, 보다 간단하게 정보를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CVC 활동은 모회사의 중장기적인 전략에 가장 도움이 됩니다. 그러한 전략을 항상 생각하는 분들과 업계의 트렌드 등의 고급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스타트업 투자를 통한 정보 수집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VC와 같은 적극적인 소싱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양의 투자를 하지 않으면 안 되며, 동시에 모회사는 CVC를 통해 얻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적절한 사람과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채널, 그리고 적절한 방법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와 같이 신중하게 CVC를 설계하지 않으면, 결국 얻을 수 있는 정보는 Tech Crunch의 뉴스를 읽는 것 이상의 정보를 얻는 것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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