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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테가베네핏 May 31. 2024

네가 유관순이냐?

정의롭다는 것

나의 오랜 친구가 늘 하는 말이다.


네가 유관순이냐? 왜 이렇게 남의 일에 나서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안 생겨 그냥 있어
나는 정말 딱 질색인데 너는 정말 잘 나선다


시대를 잘못 만나서 그렇지 네 생각은 잘못된 것이 없는데 네가 받을 상처와 후폭풍은 참 걱정이 된다는 나의 오랜 친구의 말이 최근엔 참 맞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불공정함과 불합리함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나의 인생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평균적으로 여러 달 또는 여러 번을 지켜봤던 거 같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아 진짜 아니구나 하면 올바른 길에 대한 외침을 하곤 했는데 속은 시원한데 결과는 참 아프다.


아픈 이유는 그 순간은 와 너무 속이 시원하고 잘했어라고 생각했었는데 잊힐 때즈음엔 얼토당토 하지 않은 일로 나에게 돌아왔었다.


나는 유관순 열사처럼 뛰어나지도 않고 가치관이 뚜렷하지도 않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근거 없는 개똥철학만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철학은 역시 없고 개똥 같은 일만 생겼다.


근래 들어서 굉장히 비슷한 일들이 반복이 된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 그 문제가 나라고 하는데 나를 조금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을 하기는 한다. 그런데 생각하면 할수록 서글퍼지고 이 사회가 걱정되는오지랖이 발동되기도 한다.


나 스스로에게 여러 번 질문을 해보아도 나란 사람은 그렇게 정의롭지도 않고 공명정대하지도 않아서 그냥 손 안 대고 코 풀고 싶은 마음이 분명히 있는 베짱이 기질이 다분한 사람이다. 또한 사회를 꽃밭으로 만들고 싶었다기보다 보다 보다 안 돼서 조금 조정하려고 했을 뿐이라는 것이 가장 크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아마 이 과정이 자연스럽진 않았던 거 같다)


그런 나 이기 때문에 나는 앞으로, 현대의 유관순이 되기 전에 나 스스로가 이것을 정말 원하는 것인지 두 번 세 번 열 번은 물어보기로 다짐했다. 왜냐면 내안의 유관순이 기력쇠진으로 모든 것에 대한 희망을놓은 채 그냥 될 대로 돼 라 식의 인생의 후반전을 그려야 하지 않나라고 세상과 타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내내 참 안쓰러운 내 안의 유관순 열사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일이 조금 잘못될 수는 있지만, 그 마음은 하나 버릴게 없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다 괜찮다고 다 아무 일도 아닌 거라고


지금까지 나의 삶에 무수히 반복되는 것이 있다면, 남을 위해 나서면 그 결과가 좋지가 않다. (과정은 나쁘진 않았던 거 같고) 그런데 이것도 내 지능 수준을 의심해 볼 여지가 분명한 것이 반복되어 돌아오는 화살이 나는 기억도 안 나나 보다. 이 정도면 인간에 대한 신물이 날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가 않고 또다시 그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다.


요즘에 일주일에 한 번씩 나를 돌아보려고 시도해 보는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을 보내면서 자주 나를 돌아본다. 이 세상을 구원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내 성미에 못 미더워서 깨부수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것인지 아마 둘 다 맞을 텐데 어느 쪽이 더 큰지를 고민해 보고는 있다. (전자이길 바라면서)


화가 나기 전에 이야기를 해요 **씨 기다리지 말고
왜 다른 사람이 앞으로 잘 살기를 기대해요? 그건 **씨가 할 일이 아니야 **손을 떠난 일이고 지금 마음 다친 사람은 **씨인데 그거에 집중을 해야지
마음의 매듭을 짓고 넘어가야 다음엔 똑같은 일이 반복이 안되죠


이 세상을 구하려면 헐크처럼 해서는 안되고 어쩌면최첨단 무기가 많은 토니 스타크처럼은 준비되어야 하지 않을까?



유관순 + 토니스타크 + 헐크를 닮고 싶은 나의 성향을 버리기엔 꽤 시간이 걸릴 거 같고 잘 다듬고 가꿔서 멋있는 어른으로 되어가는 과정을 살아내고 싶다.


그리고 잘할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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