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by 도담 박용운

짙은 초록과 풍성함을 주었던

오월은

갈증과 애증으로 범벅이 된 채

욕망과 허무의 갈등 속을 헤매다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가버렸다


이른 새벽부터 밤새도록

굵은 빗줄기를 쉴 새 없이 토해내며

페시미즘 pessimism의 포로가 되어버린

자아를 원망이나 하듯

크리킷은 처량하게 울부짖는다


비가 멈춘 하늘은

시퍼렇게 멍이 든 채

지나버린 과거 따위엔

관심 없다고 손사래를 치며

찬란한 햇살을 쏟아내고 있다


햇살을 머금은 영롱한 이슬 방울이

아주 작게 들려주는 한마디

"지금 이 순간

이 또한 지나가리라 "

한마디에 긴 한숨을 토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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