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빛 박용운 Aug 12. 2022

부부란?

married couple


 “적어도 이 정도는 나에게 해주어야 해~.

  내가 당신을 위해서 얼마나 헌신하고 있는데~

  나는 대접받을 권리가 있어!” 


  남편은 아내가 가정을 잘 보살펴 편히 쉴 수 있는 가정환경을 조성하기를 기대한다. 또 아내는 남편이 가사를 도와주기를 기대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자녀는 부모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 아마도 지극히 평범한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지 싶다. 

  우리가 가진 대부분의 욕구는 스스로 채울 수 없기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날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고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몸과 마음은 몹시 상하게 된다. 이때 마음에 원망과 비난의 뿌리가 자라는데 “나의 기대가 채워졌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에서 자신이 마땅히 받아야 할 권리에 집착하게 된다. 도가 지나치게 되면 불행의 씨앗이 자라게 되듯이. 

  부부간에도 살다 보면 종종 나만의 강한 욕구를 위한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는 데까지 이를 때가 있다. 그렇게 누군가의 바람이 절대적인 요구로 변질하면, 그것에 집착하여 결국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는 것이 행복의 절대적인 요소가 되고야 만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욕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자신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상대방을 미워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한다. 


  만약에 남편이나 아내가 각자에게 주려는 마음보다 많이 받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지면 이내 상처를 받고 말 듯이, 부부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으로 진실한 마음과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 보듬어주고 아껴주고 나에게만 잘해달라고 때 쓰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서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우러나야 한다. 

  부부라도 자신의 행복에 필요한 권리를 무시했거나, 그것을 방해한 상대를 정죄 定 罪하고 미워하며, 급기야 마음에 간절한 것이 우상처럼 변질하기도 한다. 우상은 궁극적으로 우리의 마음을 빼앗아 버린다. 우리 주위에는 더 많은 소유를 위해서 사는 사람도 있고, 복수를 위해 사는 사람도 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존경받고, 감사받는 것에 매여 살기도 한다. 또 권력과 지배력을 갖기 위해 목숨을 걸고 살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우상들은 교묘하게 마음을 빼앗아 우리 마음속에서 기능적으로 하나님 같은 역할을 한다. 그들은 우리 삶을 다스리며 일상의 평범한 삶의 축복을 거부하게 만들고 파괴한다. 그래서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영원히 불행하게 살 수밖에 없게 된다. 

  인간에게 있는 다양한 욕구는 근본적으로 하나님이 주신 선물일 게다. 사람들은 먹고 즐기거나 경제적인 안정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성실하게 일상을 일구고, 땀 흘리며 노력한다. 그러나 문제는 인간의 욕구가 끝이 없다는 것이다. 하나의 욕구가 채워지면 자족 自足하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지 않은 또 다른 욕구 때문에 만족이 없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창조된 인간은 타락하여 자신의 영광과 이기심을 충족시키려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관계 중에서도 부부란 맛있는 음식이 앞에 있어도 선뜻 먹지 못하고, 슬그머니 그 사람 앞으로 밀어놓는 것 그것이 바로 부부이다. 살다 보면 꼭 슬프지 않아도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그 눈물의 무게를 서로의 눈빛으로 덜어주는 것이 부부의 정이 아닐까?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것이 세상이라면, 쓰든 달든 삼켜야 하는 것이 바로 부부이다. 

  또 부부는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부족한 것은 채워주고, 어려운 일일수록 위로와 용기로 이끌어 주는 사랑의 반려자가 바로 부부인 것이다. 또, 부부란 믿음이다. 세상 사람들이 다 믿어주지 않아도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부부이다. 

  사랑이 아무리 깊다 해도 서로 믿음이 없다면 그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끈끈한 믿음 하나로 내 곁에 그 누군가가 나를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


  그것은 삶의 용기가 되고, 힘이 되고, 내일의 등불이 될 것이다. 바위처럼 변함없는 믿음으로 아끼고 사랑하고, 그 하나의 행복을 향하여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는 것이 바로 부부이다. 

  우리가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한다는 것일 것이다. 일상에서 서로를 향한 다양한 기대들이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일도 있지만, 자신의 기대를 알리지 않은 채, 각자 속으로 삭이는 경우가 훨씬 많다. 나의 기대와 바람을 생각하기 이전에 주님이 내게 보내주신 소중한 사람이 무너진 기대와 채워지지 않은 욕구 때문에 마음이 상하지는 않았는지. 헤아려보는 마음의 작업을 제안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대화를 잘하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