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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 박용운 Sep 14. 2022

아득한 옛날


햇살이 흩어져 나리는 오후

시나브로 떨어져 뒹구는

가을을 낙엽과 함께 주워

책갈피에 곱게 꼽아 놓는다 


가을은 오색 저고리에

갈색 치마를 입고

수줍은 듯 미소를 띠며

우리에게 다가오고 


색동옷을 거부한 채

샛노란 옷으로 갈아입은

은행나무는 도도하게 한껏 뽐내며

아스팔트 위를 물들이고 있다

 

아득한 옛날 신작로에

플라타너스 이파리가 뒹굴고

들길 따라 하늘거리던 코스모스

뒷동산에서 줍던 알밤 


세월은 추억을 만들고

가을은 추억을 끄집어내고

인생은 추억을 먹고 산다

가을은 그렇게 익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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