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옛날

by 도담 박용운


햇살이 흩어져 나리는 오후

시나브로 떨어져 뒹구는

가을을 낙엽과 함께 주워

책갈피에 곱게 꼽아 놓는다


가을은 오색 저고리에

갈색 치마를 입고

수줍은 듯 미소를 띠며

우리에게 다가오고


색동옷을 거부한 채

샛노란 옷으로 갈아입은

은행나무는 도도하게 한껏 뽐내며

아스팔트 위를 물들이고 있다

아득한 옛날 신작로에

플라타너스 이파리가 뒹굴고

들길 따라 하늘거리던 코스모스

뒷동산에서 줍던 알밤


세월은 추억을 만들고

가을은 추억을 끄집어내고

인생은 추억을 먹고 산다

가을은 그렇게 익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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