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2)
우리는
먹구름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꽃잎이 지고, 새들이 날아가고,
풀들이 드러 누울 때
그 소릴 우리는 듣지 못한다
어느 날 밤, 벼락과 천둥이 비바람으로
나무를 뿌리째 흔들었다
다음 날 나무는 길 위에 누워있었다
의젓했다
비로소 우리는 자연의 묵언을 듣는다
그러나 그때 뿐
새가슴보다 작고 새털보다 가벼워
풀잎 보다 더 흔들리는 것이
내 마음인 줄 모르고 산다
먹구름이 내 마음 비추는
거울인지 모르고 산다
대게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