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운다
심장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
지가 무슨 할 말이 있다는 듯 대못으로 가슴판에 무어라 적는 소리
너무나도 많은 헛소리를 견디고 참아왔으니
이번엔 닥치고 제 말을 들으라고
귓속에 사는 달팽이 한 마리가 성난 뿔을 들어 해골 바깥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하나마나 한 약속들
뼛 속까지 후비고 들어온 나사 같은 말들을 꺼내 들고
귀가 울부짖고 있었다
이건 누구의 감언이설이었냐고
이건 누구의 고백이었냐고 다들 도로 찾아가
제 입속에나 처박으라고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스피커처럼 정처럼 생긴 귀가 세상 바깥을 향하여 울고 있었다
징징 지잉 울고 있었다
머리통에 여러 새싹처럼 파릇하게 돋아난 두 귀에 오이손처럼 하늘거리는
두 귀가 심장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