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섭리

(맥추감사절)

by 도담 박용운


계절이 어떻게 변하는지

정신없이 지났는데

추억 속의 보리는

참 잘 여물었습니다

하나님

구운 보릿대를

손바닥으로 비벼 먹던

쌉싸름하던 곤궁 困窮

그립습니다

감사할 일 굳이 세지 않아도

주님 안

이 막연한 평화가

참 감사합니다


여름이 익어가는

찬란한 햇살 아래

돛을 올리듯 힘껏

밀어 올리는 모맥 牟麥

모든 진액 다 쏟아낸

텅 빈 보릿대궁 위에서

오밀조밀 줄지어

감사하는 보리 이삭처럼

아롱아롱 매달려

주님 안

우리를 윤택하게 하시는

이 놀라운 섭리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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