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보 백보

by 도담 박용운

사람은 언제나 비교 속에서 위안을 얻는다

오십 걸음 물러난 이는, 백 걸음 물러난 이를 바라보며 안도한다

그러나 안도의 숨결 뒤에는 같은 방향으로 물러선 발자국이 있다

그 차이는 숫자의 차이일 뿐, 용기의 방향은 같다


두려움 앞에서 인간은 거리를 재고, 합리화를 한다

“그래도 나는 덜 물러섰다”

하지만 진실은 언제나 단순하다 —

물러섬은 물러섬일 뿐이다


용기는 멀리 달아나지 않는 한 걸음에서 시작된다

세상은 종종 그 한 걸음을 비웃지만,

그 한 걸음이 세상을 바꾸는 시작이 된다


오십 보와 백보의 거리를 잴 필요가 없다

그대가 어느 쪽에 서 있든,

이제는 다시 나아가야 할 시간이다

두려움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으나,

진정한 용기는 그 자리를 지나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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