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도담 박용운

by 도담 박용운


겨울 비는

눈이 되지 못한 마음처럼

조용히, 묵직하게

땅속으로 스며든다


세상을 흰빛으로 덮을 힘은 없지만

그래서 더 깊이 울리고

그래서 더 길게 머문다


창가에 떨어지는 작은 물음표들,

올해를 어떻게 지냈느냐고

나직이 묻는 듯해서

잠시 말문이 막힌다


차갑지만 서늘히 따뜻한,

그 이상한 온기를 따라

나도 조금은 부드러워진다


겨울 비는

사라지는 법을 아는 대신

스며드는 법을 아는 비

오늘의 마음도

그렇게 흘러 어디론가 숨 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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