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 박용운
삶과 죽음의 사이에는
문 하나가 있다
누구도 그 문을 보지 못하지만
모두가 그 문 앞에 서 있다
삶은
문을 향해 걷는 발걸음이고
죽음은
그 문을 지나간 뒤의 고요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조금씩 떠나고,
살아 있는 동안
조금씩 죽음을 배운다
웃음 속에도
이별의 그림자가 있고
눈물 속에도
다시 태어나는 빛이 있다
그래서 삶은 슬프고,
그래서 죽음은 두렵지만
그 둘은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다
삶은 죽음을 품고 자라고
죽음은 삶을 기억하며 잠든다
어느 날
마지막 숨이 문을 열 때
우리는 비로소 안다
우리가 살았다는 것이
곧
아름답게 사라지는 일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