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 박용운
다 그런 거지
아침에 눈을 뜨는 것도
괜히 이유를 찾는 것도
아무 일 없는 얼굴로
속을 숨기는 것도
다 그런 거지
웃음 뒤에 묻어 둔
말 못 한 문장 하나쯤
가슴에 접어 두고
하루를 건너는 일
사람은
다들 조금씩 비어 있고
조금씩 넘치고
그래서 서로를 스치며
자꾸만 흔들리지
넘어지고도
괜히 괜찮은 척
일어나 다시 걷는 것,
그게 사는 거라서
다 그런 거지
외로워도 외롭다 말 못 하고
슬퍼도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저녁을 맞는 일
별이 빛나는 것도
어둠이 있어서고
눈물이 고이는 것도
살아 있어서라서
오늘이 조금 무거워도
내일이 아직 멀어 보여도
우리가 이렇게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
그런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