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 박용운
같은 방에 있어도
우리는 서로 다른 계절에 서 있다
말은 가까이 오지만
뜻은 늘 한 발 늦고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던 마음은
이미 뒤돌아 걷고 있다
침묵이 쌓여
길이 되고,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쉽게 건너지 못한다
마음과 마음 사이,
걸음으로 잴 수 없는 거리
다가가면 멀어지고
기다리면 더 멀어지는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그 거리를 재지 않는다
다만
너의 쪽을 향해
조용히 숨을 고를
말이란 나름의 귀소본능을 가진다. 들어야 마음을 얻고, 말이 적으면 근심이 없다고 했다. 말은 마음의 소리이고, 큰 말에는 힘이 있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 말에 품격이 들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