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 박용운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아침을 데려오고
사람들은 어제와 같은 속도로
오늘을 건너간다
신호등은 제때 바뀌고
커피는 여전히 쓰고
시간은 나를 비켜가며
자기 할 일만 묵묵히 한다
그런데
내 마음만 멈췄다
기다릴 이유도
기대할 방향도 없이
끝이라는 단어 앞에
조용히 앉아 있다
울지도 못하고
붙잡지도 못한 채
다만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것
세상은 계속되지만
내 마음은 끝났을 때
나는 비로소 안다
끝난 마음도
숨은 쉬고 있다는 걸
아무도 모르게
아직 여기에 남아
견디고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