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 박용운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나는 묻지 않으려 한다
해가 몇 번 더 떠오를지
달이 몇 번 더 기울지
굳이 세어 보지 않으려 한다
대신
오늘의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 곁에 앉은 사람의 체온을 기억하리라
미루어 둔 말 하나
아껴 둔 웃음 하나
지금 꺼내어 건네리라
시간은
붙잡을수록 멀어지고
놓아줄수록 조용히 곁에 앉는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길지도 짧지도 않다
다만,
내가 얼마나 사랑하느냐에 따라
빛의 길이가 달라질 뿐
그러니 오늘
내 마음의 창을 열어
바람이 지나가게 하리라
언젠가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날에도
나는 말하리라
남은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고
살아냈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