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
골목 끝에 서성이던
저녁연기처럼
어머니의 그림자가 떠오릅니다
부엌에서 들리던
국 끓는 소리와
조용히 나를 부르던
낮은 음성 하나
세상은 그리도 넓다는데
나는 아직도
어머니의 품보다
넓은 곳을 알지 못합니다
굳은 손으로
내 이마를 짚어 주시던 그 온기
말없이도 다 아시던
눈빛 하나
비 오는 날이면
처마 끝 물방울처럼
가슴 끝에 맺혀
툭, 떨어지는 이름
어머니
부르고 또 불러도
대답은 바람이 되어
하늘 어딘가로 흩어지지만
나는 압니다
저 별빛 사이 어딘가에서
여전히 나를 지켜보며
미소 짓고 계실 것을
그리움은
아프지만 따뜻한 것
어머니는
지금도
내 안에 사는
가장 오래된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