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 박용운
사랑은 늘
기쁨의 이름으로 오지만
내게 온 사랑은
왜 이리도 조용히
슬픔의 그림자를 끌고 오는가
너의 눈빛은
따뜻한 햇살처럼 스며들어
얼어 있던 마음을 녹였는데
녹아내린 자리마다
더 깊은 외로움이 고여
나는 그 물에 잠겨간다
너를 만난 뒤로
세상은 더 아름다워졌고
나는 더 초라해졌다
네가 웃으면
나는 빛을 본 듯 떨렸고
네가 멀어지면
나는 밤보다 더 어두워졌다
사랑한다는 말은
입술에 맺힌 채
눈물로 먼저 흘러내리고
닿지 못할 너의 이름은
가슴속에서만 자라
끝내 상처가 된다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랑아
차라리 오지 말았더라면
나는 이렇게까지
너를 그리워하는 법을
배우지 않았을 텐데
그러나 이미 늦었다
너를 알기 전의 나로는
돌아갈 수 없으니
슬픔마저 사랑이라 믿으며
오늘도 나는
너를 향해
조용히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