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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 박용운 Feb 17. 2022

나는 누구인가? Who am I

易地思之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는 ”나“라는 기초분자가 모여 구성 된다. 그리고 사회의 여러 조직이 모여 국가를 이루고, 더 나아가 세계를 이룬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Aritoteles)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고, 막스 셀러(Max Scheller)는 ”나는 우리의 일부“라고 말했다. 다시말하자면 ”내가 있으므로 해서 “우리”라는 사회 조직이 구성된다고 보았던 것이다. 또 ‘우리’라는 사회적 틀을 벗어나서 ‘나’라는 존재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밝혀 주고 있다. 

  그러나 ‘나’라는 자아에만 관심을 집중하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또다른 ‘나’로부터 거리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나’와 ‘우리’의 관계성에 대한 인식이 희박해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이기주의’라고 하는데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커다란 문제점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중의 하나가 바로 ‘이기주의’이다. 

  물론 인간은 자기 본위로 생각하고 행동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본성을 제어하는 것이 ‘나’ 아닌 또 다른 ‘나’에 대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우리라는 사회 조직을 지키려는 ‘나’의 의식과 행동이 사회와 국가를 지탱해 주고 있는 규범과 양식이 되어 이사회를 유지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나’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 하지 말고 자신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되새겨 보아야 한다. 


  지금 우리들의 모습 속에서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자신이 바쁘다고 다른 사람의 어깨를 마구 부딪치고 지나쳐 가는 일,

  -몇 분간이나마 좌석에 편히 앉아 가겠다고 승객들이 미쳐 내리기도 전에 전철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는 일,

  -자신이 쓴 휴지를 들고 가기 번거로워 아무데나 버리고 가는 일,

  -정당한 대상자를 밀쳐내고  가식과 편법으로 앞질러 승진하는 일,

  -이익만 생긴다면 유해한 식품도 만들어 파는 일 등등 

  역지사지 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무엇을 결정하거나 판단할 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이런 문제에 대한 가장 빠른 반성의 방법은 자신의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피해를 보는 당사자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런 연후라야 평소 자신의 행동을 고쳐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고, 그에 따라 실천 방안도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나라는 존재의 위치를 재인식함으로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는 계기를 갖는 것이다. 먼저 나는 가정이라는 조직속의 일원이다. 가정이란 나만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를 위해 함께 존재한다. 가족원 모두가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고 각별한 사랑의 연결고리로 맺여져 있을 때 비로소 가정은 행복해 질 수 있다.

또 나는 사회의 일원이다. 사회 역시 어느 한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통된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공동선共同善을 위하여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또 나는 직장 또는 단체의 일원이다. 내가 소속된 직장이나 단체 역시 나만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설정해 놓은 목표를 위하여 다함께 노력하고 일정한 규율속에서 자신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맞다. 나는 국가의 일원인 국민이다. 다른 조직도 마찬가지 이지만 국가도 국가의 구성요소(국민, 영토, 주권) 가운데 하나인 국민의 집합체이다. 국가의 존재란 국민 각자가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결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넓은 의미로, 나는 세계원의 일원이기도 하다. 한사람 한사람이 모여 이 거대한 지구촌을 이루고 모두가 살기 좋고 평화로운 세계를 가꾸어 나가기 위해서 힘써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같은 것이 존재 한다.

그것을 알고 먼저 실천하는 자가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 가장 먼저 출세한다고 말 할 수도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의 근본은 뭐니뭐니해도 자신의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말고, 즉 말이나 행동이나 표정에서 마음이 동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하는 일이다. 포커 페이스(Poker face)를 잘해야 한다. 일단 상대방이 알아차렸다면 자기 조종이 능숙하고 냉정한 상대가 당신을 좌지우지 하게될지도 모른다. 


  이것은 사회생활에 한정 된 것이 아니다. 평소의 생활에서 자기도 모르게 상대에게 조종당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싫은 말을 들으면 노골적으로 화를 내거나 표정을 바꾸는 사람, 기쁜 말을 들으면 뛸 듯이 기뻐하거나 표정이 풀어져버리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교활한 인간이나 능청스러운 사람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교활한 사람은 고의적으로 상대방을 화나게 하거나 기뻐하게 만들어 반응을 살피고는 어떤 비밀을 캐내려고 한다. 자기 분수도 모르고 뽐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자기도 모르게 교활한 사람과 똑 같은 짖을 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독이 되기는커녕 그 이익은 주위 사람들에 돌아간다는 말이다. 


  이솝우화 중에 당나귀를 팔러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가 있다.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다. 그내용을 간단히 소개 하겠다.

아버지와 아들이 당나귀를 팔러 시장으로 가고 있었다. 그것을 본 한 마을 사람이 “당나귀를 타고 가면 될 것을 힘들게 걸어 가네.” 하고 비웃었다.

아버지는 그 사람의 말을 듣고 몸이 가벼운 아들을 당나귀에 태웠다. 그것을 본 다른 사람이 “늙은 아버지는 걸어가고 젊은 아들이 당나귀를 타다니 저런 불효자 같으니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아버지는 아들을 내리게 하고 자신이 당나귀에 탔다. 그런데 그것을 본 다른 동네 사람이 이번에는 “불쌍한 당나귀 얼마나 무거울까” 하고 말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다른 사람들의 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그만두고, 나무에 당나귀의 다리를 묶어 어께에 메고 가기로 했다. 그런데 강에 도착하자 당나귀가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고, 그러다 줄이 끊어져 강물속으로 빠져 죽고 말았다. 


  자기 의견을 분명하게 주장하지 못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잃어도 마땅하다. 이것이 이 우화의 주제가 아닐까? 확실한 자기의 의견을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와이즈먼은 남달리 운이 좋은 사람들은 대개 결단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돈을 벌 목적으로 주식을 하든, 복권을 사든, 자신이 한 일에 대해 후회하고 싶지 않으면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와이즈먼 박사는 운이 좋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조사를 한 결과, 모두 결단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어떻게 할까?” 하고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행운의 여신도 떠나 버린다.

“우유부단한 덕을 톡톡히 봤다.”

“그 때 결정을 내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이렇게 감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그 때 정확하게 해두었으면 좋았을텐데.” 하고 한탄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나는 지금까지 “우유부단 優柔不斷한 성격인 내가 정말 좋아” 하고 공언하는 사람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사람들 중에 “ 나는 어떤 일을 결정하는데 좀 시간이 걸려”

  “나는 엉덩이가 무거운 편이야”

  “정보가 많으면 헤메게 되”

  자신에게 이러한 우유부단한 꼬리표를 붙이지 말자. 그런 꼬리표를 붙이면 정말 그런 사람이 된다. 사람에게는 자신에게 붙여진 꼬리표대로 변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것을 심리학자들은 “라벨효과”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넌 천재야”라는 꼬리표가 붙은 어린이는 점점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바로 라벨효과 덕이다. 재능의 유무 때문이 아니라 부모가 그렇게 꼬리를 붙이면 자녀도 그와 같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여하튼 스스로 자신에게 “우유부단”이라는 꼬리표를 붙이지 말자. 그러면 점점 더 우유부단해 진다. 나는 결단력이 있다. 무엇이든지 빨리 처리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중에서 한 개를 선택하는 능력이 있다. 

  우유부담함과는 반대되는 이러한 꼬리표를 자신에게 붙여야 한다. 자기 암시를 통해서 정말로 결단력이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우유부담함은 주관적인 판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스스로 나는 우유부단 하다. 행동이 느리다와 같은 부정적인 평가를 하면 정말로 그렇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도저히 쉽게 판단을 내릴수 없다면 “나는 깊이 생각하는 타입이다.” 혹은 “신중한 사람이다.” 와 같은 긍정적인 꼬리표를 붙이도록 하자. 

  “어떤 결정을 해도 결과가 좋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면 실제로 변변치 못한 결정만 하게 된다. 자신의 힘을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모쪼록 다가오는 2022년에는 나는 누구인지 찾아보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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