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낯설게 보는 훈련을 하자
만약 상대방이 분노하는 글을 썼다면,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글쓰기는 심리학이 아니다. 다만 어떠한 감정이나 느낌을 언어를 이용해서 발현 發現하는 과정이다. 작가는 슬픔이나 기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독자들에게 슬픔과 기쁨을 전달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의 남편이라면 아내의 첫 출산을 생각해보자. 온몸에 흐르는 땀방울, 눈물의 자국들, 시트에 묻은 피, 아이의 첫울음 소리를 명확하면서도 깊이 있게 표현 表現한다면 독자들의 울림은 덧없을 것이다.
자신이 경험한 사실을 글로 옮길 때는 六何原則에 따라 쓰는 것이 좋다. 그래야 생동감이 난다. 사물을 표현할 때는 그 사물 자체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물의 빛깔, 생김새, 맛 등을 세부적으로 묘사하는 정확성이 필요하다. 배라면 단순히 배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달콤하고 시원한 맛이 나는 사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전체적으로 과일이지만 자기 고유의 이름으로 묘사하는 것이 좋다.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사물에 관심을 두자.
시나 수필, 소설 그 자체는 우리네 인생을 다시 그려 보는 것이라 하겠다. 이 사회는 항시 不正腐敗로 가득 차 있고, 그 안에서 우리는 항시 고달픈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즉 어렵고 고달픈 것이 우리네 인생사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일의 희망을 걸고 살아가지만 자고 일어나면 우리가 기다리는 내일은 오늘이 되고 오늘은 다시 고달픈 것이다.
그렇다면 부자라면 즐거울까? 부자들에게 세상이 즐겁냐고 물어보자. 그런데 이상한 것은, 돈이 많으면 세상이 낙원과 같을 것 같은데 실제로 돈 많은 사람들 보니 그렇지 않다. 오히려 걱정이 더 많다. 돈 돈 돈 그들의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말을 듣고 필자는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이래저래 고달픈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오늘 당장에 멋진 세상을,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 보는 것이 바로 소설일수도 있다. 부조리한 세상을 정의로운 세상으로, 이루지 못한 나의 꿈을 멋지게 이루어 볼 수 있는 것도 소설이다. 이런 소설을 쉽게 쓰는 방법이 있다. 이 사회를 재질서 시키고 재조립하는 작업, 상시에 다른 일을 하면서도 슬슬 해보는 훈련, 그런 습관을 지니면 소설을 쉽게 쓸 수 있다. 간단하게 다시 말하자면 상상을 많이 해보자는 것이다. 밖에 나가서 일하면서도, 일상생활을 하며 겪었던 평범한 일들을 바탕으로 사건을 한번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물론 마음속으로 말이다. 일상을 낯설게 하여 머리에 기억을 시켜 놓자는 것이다.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처럼 머릿속에 저장해놓았다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자는 말이다. 인간의 머리는 정말 누구도 만들 수 없는 고성능이어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지금 당장 뭘 쓰겠다는 생각으로 상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지나가는 짧은 사실을 한번 각색해 놓으면, 그런 것이 많다면 나중에 혹 글을 쓸 기회가 있을 때, 주제나 시제에 맞는 저장해놓았던 파일 중에 적합한 파일을 머릿속에서 꺼내어 쓰자는 말이기도 하다.
비록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콩트나 단편에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고, 장편소설도 짧은 이야기들이 연결되어 이야기가 이루어지는 것이니 낯설게 재구성하기를 많이 해놓으면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굳이 소설은 안 쓰더라도 일상중에 상상을 많이 하면 사람이 착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상속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착한 사람이 되고 용감한 사람이 되고 헌신적인 사람이 되지 않는가?
언제가 한국의 남자들이 많이 하는 상상 중 하나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여자를 구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물에 빠진 여자를 건져 주었는데 그 여자가 아주 부잣집 딸이었고, 몸매나 얼굴도 예쁘고, 모든 재능도 대단한 여자더라고.
또 한 반대로 여자들은 병든 남자를 극진히 간호하여 살려 놓고 보니 그 남자가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식의 상상을 한다고 한다. 비록 나중에 그 대가를 바라기는 하지만 일단 구해 주는 마음이 착한 마음씨 아니겠는가? 이렇게 쓰는 그것이 숙달되면 글쓰기는 오래 걸리지 않을 수 있다. 구상하는 작업이 상당히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데 이렇게 평소에 상상을 많이 하는 사람은 소설 만들기 절반은 공짜로 얻는다는 말이다.
우리 고정관념 중에 상상을 많이 하는 사람은 夢想家라고 한다. 하지만 그 몽상이 돈과 연결될 때도 많다. 많고 많은 생각 중에는 반드시 유용한 생각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시간만 나면 상상을 해야 한다. 그만큼 재미있는 일도 없을 것이다. 왕자도 되고, 공주도 되고, 그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간섭할 사람도 없고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으니까.